피플 피플일반

장애인 의족 만드는 정영식 탁구 국가대표 선수 아버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7 20:13

수정 2017.04.17 20:13

정해철씨, 27년간 보호장구 맞춤제작… 소아마비 앓는 친누나 생각하며 손님 대해
정영식 탁구선수(국가대표)와 아버지 정해철씨(오른쪽).
정영식 탁구선수(국가대표)와 아버지 정해철씨(오른쪽).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정영식 탁구선수(국가대표)의 아버지 정해철씨의 선행이 화제다.

정해철씨는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작은 사무실에서 27년 동안 장애인 보호장구 맞춤제작을 하고 있다. 아마추어 탁구선수 생활을 10년가량 한 정씨는 고등학생 시절 탁구를 그만두면서 학교도 중퇴했다. 이후 친척의 소개로 대구에서 보호장구를 제작하는 일을 배웠고 8년가량 흐른 뒤 의정부에 정착해 동생과 함께 사무실을 냈다.

정씨의 친누나도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했던 터라 손님들을 대하는 자세도 남달랐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평가다.



정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으로 15년 전 연천에서 찾아온 한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로 다리가 남들보다 가늘고 힘이 없어 걷기 위해서는 항상 손으로 다리를 지탱해야만 했던 분이 있었다"며 "보조기가 뭔지도 몰랐는데 친구를 따라 사무실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께 보조기를 제작해 드렸는데 그동안 꿈도 못 꿨던 취업을 하게 됐다며 다시 찾아왔다"면서 "제지 공장에서 일하고 이후 결혼도 했다고 해, 가장 뿌듯한 기억"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의족 한 쌍을 제작하는 데 평균 15일가량 걸린다. 지금은 치수를 잰 뒤 알맞은 크기로 조립하는 식이지만 과거에는 최소 한 달이 걸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게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의족을 만드는 사이, 아들은 국가를 대표하는 탁구선수로 성장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