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문재인, 일자리 추경 공약 적절한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8 17:04

수정 2017.04.18 17:04

정부·한은 정책과 엇박자.. KDI도 "현 시점 필요없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취임 직후 10조원 이상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일자리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일자리 중심의 행정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대선 첫 공식 유세일인 이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일자리 100일 플랜'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살펴 보면 일자리 정책에 대한 문 후보의 강한 의지가 읽혀진다. "국민의 고단한 삶을 해결할 수 있어야 나라다운 나라"라고 한 말에도 공감이 간다.

그러나 정책 수단으로 추경을 동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세 가지 관점에서 추경 공약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경기 조절의 관점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기조와 맞지 않는다. 정부는 당초 1.4분기 성장률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경우 조기 추경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수출과 투자, 고용 등 경제 전반에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추경 계획은 백지화되는 분위기다. 한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데 이어 기준금리 인상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도 18일 성장률 상향조정에 동참했으며 "현 시점에서 추경 편성은 필요하지 않다"고 권고했다. 문 후보의 일자리 추경 공약은 확장에서 중립으로 기조를 바꾸려는 정부.한은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자원 배분의 관점에서도 일자리 추경 공약은 부적절하다. 일자리는 민간기업의 투자 확대를 통해 만들어져야 지속가능하다.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세금 지원이 끊기면 사라진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들기보다는 그 재원을 민간에 지원해 기업 투자(일자리)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정부 일자리를 늘리면 결국에는 국가경제에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일자리 추경이 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따져볼 문제다. 국가재정법은 추경 요건을 전쟁이나 자연재해, 경기 급락, 대량실업 발생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과 2016년 연속으로 추경을 편성했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각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조선업 구조조정 등 경기 급락과 대량실업 발생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수긍이 갈 만한 사유를 발견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문 후보는 일자리 추경 공약을 재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