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창의적 도시공간, 도로에서 길을 찾다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9 17:06

수정 2017.04.20 09:53

[특별기고] 창의적 도시공간, 도로에서 길을 찾다

일본 도쿄의 도라노몬 지역은 좁은 골목과 오래된 건물이 즐비한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다. 막대한 토지보상비, 순환도로 연결 필요성 등으로 도시재생사업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도로가 지하를 관통하는 초고층 복합빌딩 '도라노몬 힐스'가 준공되며 도쿄의 핵심 상권으로 부상했다.

프랑스 파리에 조성된 부도심 '라데팡스'는 도로와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에는 공원과 대형 광장을 조성해 미학과 기능이 조화된 도시라는 평가와 더불어 매년 약 8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두 사례 모두 도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며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과 관광객을 모아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도심의 도로 공간에 민간의 창의성과 자본을 접목해 입체적으로 활용한다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온다.


도로 공간의 입체적 활용은 도시 공간을 합리화할 수 있다. 특히 교통결절점에서 고층·복합화로 토지이용도를 높이는 대신 반대급부로 도시기반시설을 설치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도시 공간의 입체적 활용이 교통, 주차, 보행 등 도시 문제의 해법이 된다는 것은 일본 등의 해외 사례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도시 기능적 면에서는 도시기반시설 확충과 도시개발의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입체적 공간 활용을 통해 기존의 평면적 도시계획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기반시설을 지하 또는 공중에 설치함으로써 지상을 공공공간으로 개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 공간을 보행자를 위한 오픈 스페이스로 활용할 수 있다. 파리의 레알 포럼지구가 대표적 사례다.

공공재정도 절약할 수 있다. 공공은 토지를 매입하지 않고서도 필요한 기반시설을 설치할 수 있어 토지 매입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더불어 도시 재생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대도시의 경우 도로 공사비의 90%가량이 토지보상비인 것을 감안하면 비용 절감에 큰 효과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도시 공간의 입체적 공간 활용을 위한 규제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도시재생에 필요한 관련 법 제도를 조속히 마련하고 민간이 창의적으로 도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반인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디자인 공모전도 추진, 도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한 도시재생 적용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이제 우리 아들딸들의 미래는 규제 개혁에 달려 있다.
도시.건축 산업이 도로라는 규제의 굴레에서 벗어나 창조적 디자인산업으로 도약하고 우리 젊은이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도시 곳곳에 꽃피길 기대한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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