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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항공기 시장 'ABC'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6 17:14

수정 2017.04.26 17:14

인류 최초의 여객기는 1930년대 러시아의 '볼쇼이 발티스티'라는 비행기다. 승무원 2명과 승객 7명이 탈 수 있었다. 이후 민간 항공기는 화물 배송 분야에서 발전하다 1936년 미국 더글러스 DC-3기가 취항하면서 여객기 시장이 급팽창했다. 그동안 대형 여객기 시장은 미국 보잉과 유럽 다국적기업 에어버스가 양분해왔다. 브라질 엠브라에르, 캐나다 봉바르디에는 중소형기 제작사로 민간 항공 분야 3, 4위를 다툰다.

일본도 비행기 강국이다.
일본은 1938년 프랑스 기술을 발판으로 육군 주력 전투기 '하야부사(準)'와 1939년 해군 주력기 '제로센(零戰)'을 개발했다. 두 전투기의 탁월한 성능에 힘입어 일본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초기에 승리를 거뒀다. 진주만 공습의 치욕을 당한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승리 후 일본 항공 기술의 명맥을 끊는 작업을 추진했다.

몰락했던 일본의 항공산업은 1956년 항공 금지령이 해제되면서 부활의 기반이 마련된다. 1962년에는 전후 첫 일본산 항공기 YS-11이 탄생했다. 하지만 설계 결함, 채산성 악화 등이 겹쳐 1973년에 생산이 중단됐다. 그로부터 반세기 만인 2015년 11월 미쓰비시가 일본 최초 제트 여객기 MRJ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MRJ는 70~96인승의 중형 여객기로 양산 시기가 자꾸 늦춰지고 있다.

이번엔 중국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중대형 상용 여객기 C919가 이르면 다음달 첫 비행에 나선다. 중국상용항공기유한공사(코맥.COMAC)가 제작한 C919는 최근 고속 활주 등 모든 지상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2008년 항공기 제작 프로젝트가 시작된 뒤 10년 만의 결실이다. C919의 C는 코맥의 약칭이지만 중국(China)을 뜻하기도 한다.

에어버스와 보잉은 초비상이 걸렸다. 그간 A(에어버스), B(보잉) 체제로 이어져온 항공기시장의 파이를 C(코맥)와 함께 'ABC체제'로 삼분할 위기에 처해서다.
하지만 C919가 세계 시장에서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싼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짝퉁 하면 떠오르는 '중국산(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불신을 덜어내는 것도 과제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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