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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가 다 있슈] 미용실 요금 천차만별, 아직도 부르는 게 값?

[이슈가 다 있슈] 미용실 요금 천차만별, 아직도 부르는 게 값?
이미지=Pixabay

#. 등촌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씨(25)는 미용실만 다녀오면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 미리 전화해 ‘파마 비용 6만원, 염색 비용 5만원’이란 가격을 알고 갔지만 막상 계산할 때는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되기 때문이다. 파마와 염색 각각 3만원씩 기장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손상모로 인한 클리닉 3만원, 요구하지 않았던 드라이 비용 2만원이 포함돼 총 22만원을 냈다. 김씨는 미용사에게 기장추가, 클리닉, 드라이 비용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따졌지만 “시술에 대한 내용은 말씀드리고 진행했어요. 비용도 당연히 알고 계신 줄 알았죠”란 무책임한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여전히 미용실 요금 책정 기준이 모호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미용실에 표시된 파마, 염색, 커트 비용을 미리 알아가도 소용없다. 머릿결의 상태, 염색·파마 약의 종류, 미용사의 경력, 머리 기장에 따라 금액이 들쑥날쑥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일이 가격을 묻자니 체면이 서질 않고 미용사의 분부대로 하자니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친 신조어)이 되는 것 같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결국 계산대에서 생각치 못한 최종 가격을 통보받기 일쑤다.

■‘추가 요금’의 늪은 어디까지?

미용실에 표시된 가격과 실제 청구 금액이 크게 차이나는 주된 이유는 ‘추가 요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전국 211개 미용실을 조사한 결과, 84.8%의 미용실에서 추가 요금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요금이 발생한 이유는 특수 케어(38.2%), 기장 추가(23.5%), 특정 디자이너의 서비스(20.1%), 기타(18.2%) 순이었다.

미용사는 머리카락을 손보기 전에 모발 상태가 좋지 않아서, 파마나 염색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 클리닉과 같은 케어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케어에 대한 요금이 정확히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기장 추가도 마찬가지다. 주로 어깨 기장을 넘어가게 되면 추가 요금을 받는데 이마저도 미용실마다 기준이 다르다.

디자이너의 경력에 따라서도 추가요금이 부과된다. A미용실을 방문한 이모씨(30)는 “처음 간 미용실이었는데 묻지도 않고 수석 디자이너를 안내했다”며 “사전에 가격에 대한 말도 없이 진행해 너무 황당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충북에서는 한 미용실 주인이 뇌병변을 앓고 있는 장애인을 상대로 “특수 시술을 했다”며 염색 비용으로 52만원을 뜯어내 사회적으로 공분을 산 바 있다.

■미용업계 “1인당 금액이 나올 수 없는 구조”

정부는 끊임없는 미용실 가격 논란에 2011년 물가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실제 지불가격 표시제’ 장착 방안을 논의했고, 2013년부터는 ‘옥외가격표시 실시 지침’을 도입했다. 이·미용업소는 영업장 안에 최종 지불 요금표를 붙이고, 면적 66㎡이상인 업소는 외부에도 이를 써놔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이 지침은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용서비스 특성상 1인당 가격이 정확히 떨어지지 않아 추가요금을 포함한 최종 지불 요금표를 표시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대 근처에서 일하고 있는 미용사 양모씨(28)는 “고객의 모발 상태, 기장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추가요금도 개인별로 달리 측정돼 표준화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미용실 요금게시 의무화 움직임

‘옥외가격표시 실시 지침’이 시행된 지 벌써 4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미용실 가격 관련 민원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이·미용업소 피해구제접수는 2013년 246건, 2014년 318건, 2015년 338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18일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앞으로 이발소나 미용실은 봉사료, 재료비,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해 손님에게 실제로 받는 요금표를 영업장에 반드시 게시해야 한다. 요금표에 적힌 가격보다 더 많은 요금을 받을 때는 반드시 고객에게 미리 알려줘야 한다.
1차 위반 시 경고 처분만 받지만 2차 위반부터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4차례 위반하게 되면 아예 문을 닫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미용실의 바가지 요금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일부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다"며 늦어도 올해 7~8월에 규정이 시행될 계획이지만 입법예고 상태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시행이 된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sjh321@fnnews.com 신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