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5월 ‘가정의 달’이 어김없이 돌아왔지만… 가족 간 재산 분쟁은 해마다 급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30 16:58

수정 2017.04.30 16:58

‘상속재산 분할 심판 청구’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
가족끼리 협의.양보 없이 집1채 놓고 분쟁 경우 많아
A씨는 부인과 사이에 5남매를 뒀다. 83세로 생을 마감한 A씨는 부동산을 포함, 10억원이 넘는 재산을 남겼다. 남은 가족들은 법정상속분에 따라 배우자가 13의 3, 나머지 자식들이 13의 2씩 지분을 받았다. 장녀인 B씨는 "부동산 대출액 일부를 직접 갚았고 아버지를 오랜 기간 모셨다"며 법정상속분에 불복, 100% 상속을 요구하며 기여분을 청구했다. 그러자 셋째 아들은 직장을 그만두면서까지 아버지를 병간호했다고 항변했다.

둘째 딸은 이런 셋째에게 월 200만원씩 간호비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남매간 불화가 생긴 것이다. 재판부는 1심에서 "셋째와 넷째가 상속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바가 없다"며 장녀의 70% 기여분을 인정했다.

5월 가정의 달이 돌아왔지만 A씨 사례처럼 가족 간 재산 분쟁이 늘고 있다. 재산 분할이 가족 간 협의를 통해 원만히 이뤄지지 않는 세태를 반영한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5년 새 2배 이상 증가…"한푼이라도 더"

4월 30일 법원에 따르면 상속을 둘러싸고 부모와 자식 간 재산 관련 분쟁이 매년 증가 추세다. 부부간에 벌이는 이혼 소송을 제외하고 가장 두드러진 가족 간 분쟁은 상속재산 분할 심판 청구 사건이다.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은 유산 분할에 관한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 가정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일반 소송이 아니라 비송(소송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원이 간이 절차로 처리)사건으로 분류되는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한 처분' 접수는 2010년 435건에서 2011년 527건, 2012년 594건, 2013년 606건, 2014년 771건에 이어 2015년 1008건으로 늘었다.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상속재산분할 심판 청구와 함께 분쟁 상대방이 상속분에 불복해 내는 기여분 결정 청구도 증가 추세다. 기여분 청구는 부모 또는 남편 등의 유산을 법률이 정한 비율이 아니라 재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우선 인정해달라는 절차다. 2010년 전국 법원에 접수된 사건이 98건에 불과했으나 2015년 225건으로 집계됐다.

■"희생이나 양보는 옛말, 각박한 세태"

가족 간 재산 분쟁이 늘어난 것은 당사자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재산 상속 과정에서 친부모와 자식, 형제끼리 재산문제를 소송으로 해결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이다.

상속재산 분할 청구를 할 경우 민법상 정한 상속 순위에 따라 재산이 분배된다. 사망한 사람의 직계비속(자녀, 손자녀 등)이 1순위,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등)이 2순위다. 형제자매는 3순위, 4촌 이내 방계혈족(삼촌, 고모 등)은 4순위다. 배우자는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될 때 그들이 받는 재산에 0.5를 가산해 받는 공동상속인이 된다. 따라서 법이 정한 상속지분은 배우자와 자녀의 분할 비율이 1.5 대 1이다.

기존 민법상 상속 순위에 따르면 자식의 숫자가 많을수록 배우자의 상속 비율은 줄어든다.
배우자와 자녀의 분할 비율은 1.5대 1이지만 자식이 3명일 경우 1.5대 1대 1대 1로 나눠진다. 이 때문에 배우자와 자식들 간에 집 1채를 두고 분쟁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는 게 법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민법상 상속순위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아 상속법 개정이 논의된 적이 있지만 결국 개정은 되지 않았다"며 "가족끼리 희생이나 양보를 당연시하던 시대가 지나 각박해진 세태 역시 관련 소송이 늘어난 배경"이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