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평화의 꿈 김경민 / 새로운사람들
중국의 급부상, 복잡한 한일관계 등 동북아시아 정세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초강대국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G2를 자임하는 중국은 패권주의를 앞세워 대국굴기의 길을 거침없이 내딛고 있다. 일본은 평화헌법에서 벗어나 급격한 우경화를 보이며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우려까지 사고 있다.
북한은 어떠한가. 핵 개발과 미사일 고도화로 우리 뿐 아니라 동북아 불안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신(新) 냉전 조짐을 보이는 미국과 러시아를 더하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정세는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상태로 접어들었다.
살얼음과 같은 국제 정세 속에 우리의 행보 또한 쉽지 않다. 동북아 정세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안보 전략과 동북아 평화를 주도하기 위한 꿈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30년이 넘는 세월을 동북아 정세 연구에 오롯이 매달려온 저자의 결론은 평화다. 대한민국이 동북아 평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이제는 얼마든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소망을 가지고 꿈을 꾸는 사람만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미국의 인권 목사 마틴 루터 킹이 흑인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나는 꿈이 있습니다'는 유명한 연설을 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오바마라는 흑인 대통령 배출이라는 현재를 감히 상상할 수 있었을까.
종신형을 받아 27년씩이나 복역하며 옥중에서 꾸었던 넬슨 만델라의 꿈이 없었다면, 그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거나 남아공 인권보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피난민의 아들이었던 저자도 동북아 평화를 향한 꿈이 언젠가 현실로 실현될 수 있다고 믿는다. 대한민국이 주도한 평화에 대한 꿈을 통해 동북아시아가 평화와 경제번영을 함께 누리는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이다.
책 속에는 북한의 도발과 대응, 일본의 우경화와 군사대국화, 중국의 패권주의, 영유권 분쟁과 독도 등 동북아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한국의 국가안보와 방위산업, 외교, 한일관계와 과거사 그리고 에너지, 우주개발, 원자력 등 그의 수십년 연구 결과가 그대로 담겼다.
17년 전인 2000년 발표한 논문 '중국의 해양 전략'부터,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 '한국의 원자력 에너지' '한국의 우주항공 개발' 등의 저서에 담긴 핵심이 총망라됐다.
19대 대통령을 맞이한 지금, 국방과 외교안보는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동북아 정세에 대한 저자의 수십년 혜안이 담긴 이 책이 유익한 길잡이가 될 듯하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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