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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김동진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 "안테나 외길로 마르퀴스 평생공로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22 20:28

수정 2017.05.2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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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김동진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 "안테나 외길로 마르퀴스 평생공로상"

"어떠한 문제와 현상에 대해 꼭 이론적으로 접근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한 트라이 앤드 에러(try-and-error) 식의 문제 해결은 전혀 연구로 연결될 수 없다. "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스 후즈후'에 3년 연속 등재된 데 이어 올해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현대자동차 김동진 책임연구원(38·사진)의 일성이다. 그는 이번 수상에 대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는 자연히 찾아오는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인명사전 등재에는 직접 신청, 동료 추천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그는 "논문 등을 보고 마르퀴스 후즈후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며 "박사논문이 국제 논문지에 실렸고, 회사 재직 중 출원한 특허가 국제특허이다 보니 전 세계에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인명사전 등재는 단순한 명예"라면서도 "다만 평생공로상을 받게 되면 마르퀴스 후즈후 홈페이지에 개인 이력과 사진이 노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대차에서 차량에 탑재된 안테나를 설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의 연구 주제 및 성과도 모두 안테나 관련이라는 전언이다. 김 책임연구원의 연구 성과가 실제 차량에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그는 "보안상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최근 차량간통신(V2X) 등 차량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통신대역이 많이 추가되고 있어 이런 새로운 통신대역과 기존의 방송·통신 대역 간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연구를 많이 해 적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이어 "차량용 안테나는 실제로는 찾기 어렵지만 자동차의 뒷유리, 지붕의 샤크안테나, 실내에 숨어 있는 내장형 안테나 등 곳곳에 눈에 띄지 않게 적용돼 있다"며 "자동차의 미관을 해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한 설계 고려항목으로, 안테나의 성능은 물론이고 크기를 최적화하거나 눈에 띄지 않게 설계·배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차에 입사한 후 자동차 안테나 관련 특허를 30건 정도 출원.등록했다"며 "지난 4월에는 회사에서 '특허실적 우수자'로 선정돼 유럽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그는 지금까지 약 60개의 특허를 등록했으며 지금까지 탄 상금만 2000여만원에 달한다.

김 책임연구원과 현대차를 이어준 것도 학회 논문상이었다.
그는 "일본 도쿄 공대 박사과정 중에 현대차에서 하는 해외 우수인재 채용프로그램인 '글로벌 톱 탈렌트 포럼'에서 우수 발표상을 타면서 현대차와 인연을 맺게 됐다"며 "박사과정을 마칠 때 여러 회사에서 입사 제안이 왔는데 그중 자동차가 제일 재미있게 보여서 별로 고민 없이 현대차를 선택했고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길게는 세계 무대에서 현대차를 대표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세계적으로 자동차 안테나 하면 현대차 김동진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향후 꿈을 답변했다.
그는 이어 "짧게는 후배 연구원들이 연구에 어려움을 겪을 때 함께 고민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아홉살 된 큰딸이 아빠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그런 딸을 실망시키지 않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