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적격기관투자자 도입 5년… 성과와 과제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31 17:51

수정 2017.05.31 22:21

KP(국내기업 외화표시채권)물 늘었지만 중기.외국기업 비중 미미
30개 기업 139종목 등록 5년간 중소.중견기업 1곳
10억 조달 '유일한 실적' 외국기업 발행액 9000억
국내 금융기관 투자액의 0.1% 수준에 불과
적격기관투자자 도입 5년… 성과와 과제는

도입된지 5년이 된 적격기관투자자(QIB) 제도가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발행규모는 미미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QIB는 금융당국이 국내 중소기업이나 해외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2년 5월 도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기업 외화표시채권(KP물) 발행시장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에만 그쳐 관련 규제 개선을 통한 투자유인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P물 적격투자 5년간 40여조원 등록

5월 31일 금융투자협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5월 QIB 도입 이후 지난달까지 5년간 KP물 발행액 174조원 가운데 22.7%인 39조6000억원이 QIB로 등록됐다.

QIB제도는 금투협이 정한 일정 자격을 갖춘 적격기관투자자 사이에 채권 거래시 발행 및 유통공시의무를 면제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는 제도다.

예컨대 KP물을 국내에서 유통할때 금투협 QIB 증권으로 등록할 경우 증권신고서가 면제된다.

연도별 KP물의 QIB 등록규모는 지난 2012년 5조6000억원 수준에서 2013년 10조6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뒤 2014년 7조6000억원, 2015년 5조3000억원으로 규모가 감소했다. 이후 2016년 발행기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거래제도 등을 개선하면서 7조8000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뒤 올 들어서는 5월말까지 2조8000억원이 등록됐다.

KP물 시장의 경우 QIB시장을 통한 시장 활성화를 어느정도 이뤄냈다는 평가다. 기업의 외화조달 및 국내투자자의 외화채권 투자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총 30개 기업 139종목이 QIB 시장에 등록 중이고, 주요 시중은행이 전체의 52.5%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말 기준으로 보험, 자산운용, 은행, 증권의 KP물 투자 잔액 45조1000억원 가운데 12%인 5조3000억원이 QIB시장을 통해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기.외국인 채권발행 개점휴업

반면 기대를 모았던 중소기업 자금조달과 외국인의 국내 채권 발행 부문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못내고 있다.

하이일드 시장의 경우 QIB시장을 통한 회사채 발행이 활성화될 경우 은행 대출을 대체할 수 있는 하이일드 시장의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중소.중견기업의 발행은 지난 2012년 에스엔텍(10억원)이 유일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은행대출, 정부지원에 자금조달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서는 QIB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외국기업의 국내 채권발행시 걸림돌이었던 영문공시 허용으로 아리랑본드(김치본드) 시장의 기반이 마련됐다. 저금리로 국내 기관들의 해외채권 투자가 급증하고 있어 QIB 시장을 통한 외국기업의 국내 발행 확대가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해말 외국기업의 국내 채권 발행 잔액은 9000억원으로 KP물을 제외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채권 투자액(874조6000억원)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활성화 위한 제도개선 필요

이 때문에 시장의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규제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QIB증권은 법상 사모채권에 해당하고 금융규제상 사모채권 투자는 대출로 인식돼 QIB투자에 따르는 제약이 많다"면서 "해외발행채권이나 사모채권보다 투자유인이 높지 않아 외국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제도 활용 사례가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를 위해 감독규제상 '대출'이 아닌 '유가증권'으로 인식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한 QIB증권 형태로 주식관련사채를 발행할 경우 사모채 대비 전환권 등의 행사 금지기간을 축소하는 등 투자유인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