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청년들의 쓴소리' 듣겠다던 자유한국당, 되레 청년에게 발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2 13:37

수정 2017.06.02 13:37

자유한국당 의원들아 지난 1일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아 지난 1일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연합뉴스

'청년들의 쓴소리'를 듣겠다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되레 청년과 싸웠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1일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에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었다. 한국당은 이날 '각계 청년대표가 자유한국당에 바라는 이야기'라는 순서를 편성했다.

참석한 2030세대의 질문과 비판이 시작됐다. 20대 청년 우원재 씨는 "젊은 우파들은 시장가치를 추구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청년일자리 대책이나 젊은층 관심 주제에 대해 명확한 길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짚었다. 우 씨는 한국당이 단순히 진영논리만 펼칠 뿐 철학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주변에 멀쩡한 생각을 가진 청년 중 자유한국당 지지자는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지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은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가치도 콘텐츠도 없다. 전교조한테 잘못 배웠다며 청년 탓만 한다"고 예리한 의견을 쏟아냈다. 지난 2009년 20대 선호 정당 1위가 한나라당이었음을 언급하며 국정농단 조사 기간 동안 새누리당 지지율은 0%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민이라도 해봤는지 여쭤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청년들도 법안을 놓고 토론한 뒤 비판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선입견을 갖고 싫어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억울해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청년일자리를 위한 법안을 여럿 발의했다는 것이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 씨의 의견을 듣고 뾰족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청년들이 국정농단에 분노해 지지를 철회한 것을 당연하다고 말하며 "하지만 청년들에게 제일 이해 안 가는 게 있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왜 분노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이 씨는 "문준용 씨 일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정유라에 비하면 작은 잘못"이라고 답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씨에게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보다 낮은 20대 지지율을 얻었다면 어떤 차이가 있어서인지' 질문했다.
이 씨는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차이를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점"이라고 꼽았다. 그는 "바른정당은 1년 전 세비반납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한국당은 마감 직전 공약을 이행했다고 하는데 과연 국민들이 이행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답했다.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