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韓美 '제재'와 '대화' 병행 대북정책 원칙적 합의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2 17:03

수정 2017.06.02 17:03

한·미가 북핵 해법을 놓고 제재와 압박, 대화를 병행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2일 청와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달 한·미정상회담 준비차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일(현지시간)백악관에서 약 1시간20분 가량 회동했다. 양국을 대표하는 안보사령탑으로서 정 실장과 맥마스터 보좌관은 대화와 병행을 통한 대북정책에 사실상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간 첫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이뤄졌다. 양측 모두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대북정책에 대한 서로간의 생각을 설명하고, 인식을 공유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당초 문 대통령은 제재와 대화의 병행을 강조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비쳐지면서 양측이 북핵문제 해법을 놓고 인식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이를 감안할 때 이날 양국 안보 수장간 회동은 미국의 '압박 기조'와 한국 새 정부의 '대화'기조를 적절히 조화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회동에서 "대북 제재와 압박 공조를 이어가면서 비핵화 대화의 통로를 어떻게 마련할지를 모색"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이들은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할 공동 방안과 관련해 대화와 제재·압박을 병행하면서 조속히 실마리를 찾자"는 데 거듭 공감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번 달 한미 정상회담이 이런 공동 해법을 마련하는 데 매우 시의적절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이 자리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사대 추가반입 보고누락 사태에 대해 맥마스터 보좌관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며, 맥마스터 보좌관은 "설명해줘서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달 문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 및 시기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정상회담과 관련해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겠다"면서 "회담은 '풀 프로그램(full program)'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 관계를 중시하며, 한미 관계에 최우선을 두고 (회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문 대통령의 방미 의전을 통상의 '공식 방문'이 아닌 최고의 예우를 의미하는 '국빈 방문'으로 설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 실장은 이날 오후 5시 45분께 백악관에 도착해 마중 나온 맥매스터 보좌관과 함께 약 20분간 경내를 걸으며 대화했다. 이어 오후 6시5분께부터 7시를 조금 넘은 시간까지 공식 대화를 했다.
이 과정에서 맥마스터 보좌관은 자신이 주재하는 별도의 만찬을 연기하면서 정 실장과 대화에 열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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