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김진표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 중단"..탈원전 기조 재천명

논란이 되고 있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가 잠정 중단된다. 정부는 현장 점검을 거쳐 공사를 최종 중단할지 재개할지 이르면 이달말 결정할 방침이다. 공정률이 20% 정도인 신규 원전 공사를 중단하는게 맞는지에 대해선 원자력 학계, 지역민, 사업자, 반전 시민단체 등 이해당사자간에 논란이 많은 상황이다.

2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중장기적 탈원전 정책에 따른 전력요금 상승 등 국가적인 비용 분담도 시사했다.

이날 김진표 국정기획위 위원장은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안전위원회 2차 업무보고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는 일단 중단하고 점검해서 이달 말까지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는 (공사 중단후 점검기간을) 더 늦춰서라도 안전을 고려해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당초 지난달말 에너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원전 안전에 관한 최고기구인 원안위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이번에 다시 소집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방침을 재확인하는 차원이다. 신규 원전 건설 중단에 대한 일부 반대 여론과 전력수급 불안 우려 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탈원전 기조를 분명히했다. 그는 "우리도 지진에서 결코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 이제는 '원전 집착'을 버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날 원전을 지지하는 교수 200여명이 "전문가가 빠진 제왕적 조치"라며 탈원전 반대 선언을 한 것을 의식해 "과거에 집착하고 변화하지 못하면 결국 이 문제로 우리가 패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원전이 있는 31개국 중에서 (독일 등) 5개 나라가 탈원전을 선언했다. 이런 변화는 훨씬 더 빨리 올 것이다. 5년, 10년후면 중동에서도 원전을 건설하지 않을 수 있다. 탈원전을 준비하고 비용을 나눠 부담하더라도 원자력 강국으로 축적된 기술과 국가 재원을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투입해야 한다. 그렇게 (에너지)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도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등 탈원전) 발전 정책에 관한 공약은 약속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가 에너지 수급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가적 에너지 수요를 감안해 어려움과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차근차근 시행할 것이다. 관련 이해당사자의 협의도 할 것이다. 독일 등 외국사례들도 고려해 국민적 공감을 바탕으로 에너지공약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은 원전에 대한 철저한 현장 점검을 제안했다. 그는 "원전이 부산·울산·경주에 몰려있다. 여기에 신고리 5·6호기를 지을 경우 안전성 평가를 해야 한다. 원전을 1기씩 추가할 때 원전(밀집도)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경주 지진 때 우려했던 활성단층이 부산·울산·경주에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손실비용 문제도 논란거리다. 이해관계자에 따라 손실 추정액이 제각각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건설을 중단하면) 매몰 비용이 1조원에서 2조5000억원까지 얼마가 될지 관련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공정률도 25~35%로 다르다.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도 냉정하게 점검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원전 정책 집행을 위한 법 개정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원전 제로를 선언한) 독일은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신재생을 육성하는 부담금을 만들고 있다. 우리도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한전법 등 에너지 관련법 개정으로 국가 전력 재원 배분도 공론화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 폐기'를 공약한 바 있다. 신규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 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 월성1호기 폐쇄 등이 대표적이다. 단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감축해서 '원전 제로' 시대로 가겠다는 기조다.
다만 원전 폐기정책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국가 전력수급 차질 등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게 큰 과제다. 원전 폐기정책에 따른 수조원대 비용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원전은 25기가 가동 중이며, 총 발전량의 30%를 차지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