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당권경쟁 열기 고조…대비된 대선후보 역할론
전당대회를 앞두고 야권의 당권 투쟁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패배한 야권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당 체제 정비에 나서며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권을 놓고 대선 패장들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대선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4일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본격적인 당권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대선후보로 나섰던 이들이 당권경쟁에 다소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며 한국당과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洪 귀국’…한국당 당권투쟁 시작
홍 전 지사는 지난 5월 12일 아들이 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정국 구상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출국에 앞서 "세상이 나를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당에서의 새로운 역할을 할 뜻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오는 7월 3일 전당대회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홍 전 지사가 귀국하면서 한국당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 의원들 간의 신경전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지사는 미국에 있는 동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친박계를 ‘바퀴벌레’에 비유해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친박계를 향해 "국민과 당원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당내 친박계 의원들도 홍 전 지사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다. 이번 전당대회에 도전할 친박계 의원으로는 홍문종, 원유철, 유기준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당내 70%를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들도 홍 전 지사의 입국 후 당권도전에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홍 전 지사는 품격이 떨어지는 언행으로 당 대표 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대선에서 참패한 인물이 다시 당의 간판이 되는 것에 반발하는 의원들도 많다”고 전했다.
■‘대선 패장’들 조심스런 행보
당권 도전 의사를 피력해 온 한국당 홍 전 지사와 달리, 야권의 다른 대선 패배 후보들은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대선 이후 휴식기를 가지며 자신을 도와줬던 인사들을 찾아 전국을 돌며 낙선인사를 다녔다. 그는 "패배 경험을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사실상 정계를 떠날 뜻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권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적극적인 도전 의사를 내비치지는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새 정부 지지율이 고공행진 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적극적인 정치 행보가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바른정당 대선후보 였던 유승민 의원은 차기 당권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은 대선 기간 동안 보수 외연을 확장한 유 의원이 등판하면 당 이미지 제고에 큰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차기 대권주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전면에 나서는 것을 자제시키려는 분위기다. 유 의원 본인도 대선 패배 이후 당권에 뜻이 없음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정의당 대선후보였던 심상정 대표도 차기 당대표 불출마 선언을 했다. 심 대표는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제가 당대표로서 주재하는 마지막 전국위가 될 것"이라며 "이번 당직선거와 관련해서 저는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심 대표는 "우리 당이 새로운 도약을 하는데 많은 결단과 실천이 필요하지만 그중에서 당의 지도력 기반을 확충하는 과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