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대구대 커피숍 '카페이음', 착한 커피 판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5 08:45

수정 2017.06.05 08:45

결혼이주여성 바리스타로 구성
카페이음 대구대점에서 일하는 결혼이주여성 천리화, 하티사우, 우메자와 미키씨(왼쪽부터)가 직접 만든 커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페이음 대구대점에서 일하는 결혼이주여성 천리화, 하티사우, 우메자와 미키씨(왼쪽부터)가 직접 만든 커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은 캠퍼스에 '스타벅스'가 있다고 자랑하지만, 우리느 '카페이음'이 있어 부럽지 않아요!"
때 이른 더위로 시원한 아메리카노가 생각나는 요즘 대구대 캠퍼스에는 '착한 커피'로 대학생들이 붐비는 곳이 있다.

이고시은 결혼이주여성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카페이음'(Cafe-Eum). 이곳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2300원. 해외 및 대기업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 가격의 절반에 해당하는 가격. 하지만 이곳의 장점은 착한 가격만이 아니다.

카페 이음에는 베트남과 중국, 일본에서 각각 한국으로 시집온 하티사우, 천리화, 우메자와 미키씨가 손님을 맞는다. 이들은 국적도 다르고 3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도 다르지만 하는 일에 있어서 손발이 척척 맞는다. 7년부터 20년이 넘은 한국 생활 덕분에 한국어로 주문받는 것은 이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순식간에 손님이 몰려와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톱니바퀴 돌 듯 각자 맡은 역할을 하며 밀린 주문을 빠르게 소화했다.

맏언니인 우메자와 미키씨는 지난 1996년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 후 한국에 정착했다. 대학생 2명과 중학생 1명 등 세 자녀를 둔 엄마다. 2015년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한 그는 "앉아서 하는 통번역 일보다 바쁘게 몸을 움직이며 하는 일이 체질에 맞아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8년 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하티사우씨는 이곳의 장점을 육아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근 시간이 10시라 애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올 수 있고 끝나는 시간도 일정한 것이 장점"이라며 "애들 방학 때는 대학도 방학이어서 돌아가면서 쉴 수 있어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많다"고 귀뜸했다.

한편 '카페이음'은 (사)글로벌투게더경산이 결혼이주여성을 채용해 운영하는 커피숍이다. 글로벌투게더경산은 삼성이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사회적 기업. 지난 2014년 9월 대구대, 경산시, 글로벌투게더경산, 삼성사회봉사단은 카페이음의 안정적인 운영과 다문화 가정의 경제적 자립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후 이곳의 문을 열었다.
대학 캠퍼스에 카페이음이 문을 연 곳은 이곳이 유일. 수익금은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교육과 다문화가정 화합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 쓰인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