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文정부 조각…속도조절 언제까지
문재인정부의 초대 내각이 좀처럼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출범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18개 부처 중 12곳의 수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다. 청와대가 5대 인사원칙 위배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뒤 자체 인사 검증을 강화한 탓이다.
청와대는 "철저하게 검증하고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장관 인사가 늦어지면서 부처운영은 물론 안정적인 정책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사지연 지적에도 靑 "면밀히 볼것"
청와대는 7일에도 장관 인선을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 30일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4명을 장관 후보자로 낙점한 이후 8일째다.
조속한 내각이 예상됐던 문재인정부의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야당이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했던 5대 인사원칙을 어겼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던 게 발단이었다. 문 대통령은 위장전입·부동산투기·세금탈루·병역면탈·논문표절 등 5대 비리 관계자를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인사 논란이 계속되면서 지난달 28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약의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여유가 없었다"며 사과했고 이어 29일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내부검증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 일자리 수석으로 내정돼 일하고 있던 안현호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내정철회되고 김기정 국가안보실 제2차장까지 하차하면서 청와대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조각이 지연되면서 주요 개혁과제가 미뤄진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크고 작은 인사 문제가 제기된 만큼 인사검증을 정밀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 측 입장이다. 추가로 발표되는 인사가 다시 5대 원칙에 어긋나면 국정의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큰 데다 특정 인사의 낙마로까지 이어진다면 개혁의 동력에는 제동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청와대는 교육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검토됐던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 등의 인사도 재검토하는 등 인선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 정부를 향한 기대가 큰 만큼 높은 도덕적 기준으로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고자 철저하게 인사검증을 하고 있다"며 "검증이 완료되는 인사부터 발표할 계획이다. 인사가 늦어지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정치인 장관 인사청문 후 속도UP?
오는 14~15일 예정된 현역 국회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이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총선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친 이들의 무난한 청문회 통과가 예상되는 만큼 인사검증 논란이 다소 가라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지명된 김부겸 행정자치부·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오는 14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하루 뒤인 15일 각각 인사청문 절차를 밟는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 3명의 청문회 결과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인사청문 통과 여부가 향후 인사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무산된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이들의 인사청문 통과로 청와대가 청문 정국에서 실마리를 찾는다면 멈췄던 내각 인선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정무라인을 동원해 야당의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내부 인사 검증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세우면서 인사 검증 논란을 넘어서겠다는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