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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구글맵이 소리없이 바꾼 우리들의 삶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7 17:56

수정 2017.06.07 17:56

구글맵, 새로운 세계의 탄생 마쓰오카 게이스케 / 위즈덤하우스
[책을 읽읍시다] 구글맵이 소리없이 바꾼 우리들의 삶

전세계에서 매일 30억건의 정보 검색이 이뤄지는 구글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그중에서도 지도는 말 그대로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구글의 정보 검색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 장소와 관련된 것일 만큼 구글 맵은 우리의 일상에 깊게 침투했고, 인간이 공간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 책은 구글 맵이 인류의 세계관을 어떻게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준다.

지도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특정한 방식으로 눈앞에 그리는 역할을 맡아왔다.

수천년의 인류의 시간 동안 지도는 존재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거대한 세계를 눈앞에 드러내는 강력한 수단으로 말이다. 고대 바빌로니아인의 지도에는 바다 뒤에 떠 있는 거대한 육지와 그 중심의 메소포타미아가 그려져 자신들을 세계의 중심으로 보는 세계관을 보여줬듯이.

중세 기독교인의 지도도 마찬가지다. 성경 속에 등장한 동물들과 민족들을 경계 안에, 경계 바깥에는 이를 주관하는 예수를 그려 신의 질서가 현실을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근대에 들어와 과학을 바탕으로 거리, 방향, 면적 등을 정밀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지도가 등장했지만 수많은 국민국가들로 구성된 지도는 국민이라는 정체성을 지도 사용자에게 부여했다. 이처럼 지도에 따라 인간은 세계상을 결정해왔다.

그러나 사용자가 각자 원하는대로 지도의 경계나 공간을 만드는 구글 맵은 이같은 공유된 '세계'로서의 지도의 개념을 흔든다. 고정된 좌표와 축적을 손가락 동작 하나로 없애버리고 한 화면 안에 수천장의 지도가 뜬다. 건물 안을 투시하거나 인공위성의 움직임, 행성으로의 지구도 볼 수 있다. 장소도, 경계도 없는 무한한 세계다. 지도를 보며 이성적으로 세계를 조망하고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욕구에 따라 적당히 결합된 단편적인 정보들이 구성됐다 소멸한다.

심지어 이 지도에서는 정보를 선별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인간이 아닌 기계가 담당한다. 이 책이 특히 주목하는 점은 구글 맵의 등장이 가져온 세계관의 변화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이다.
구글 맵은 우리가 고정적인 시점으로만 파악하던 장소를 수많은 정보와 관계망들로 구성된 움직이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하고, 최근에는 '포켓몬 고' 등 게임과 결합해 평소라면 찾아갈 일이 없는 다양한 장소로 지도 사용자를 안내하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독자는 이같은 구글 맵의 진화과정을 쫓아가며 지도가 어떻게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를 바꿨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까지도 말이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