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현장르포] 시민도 상인도 한숨… 대형마트·전통시장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8 18:03

수정 2017.06.08 22:00

무더위, 가뭄, AI… 식탁물가 비상
AI재발에 생닭값 급등.. 달걀값도 덩달아 올라.. 오징어 없어서 못팔고 가뭄에 채소가격 들먹
서울 가락시장의 한 계란 도매시장에 계란이 쌓여있다. 지난 7일 이날 계란은 평년대비 42%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사진=오은선 수습기자
서울 가락시장의 한 계란 도매시장에 계란이 쌓여있다. 지난 7일 이날 계란은 평년대비 42%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사진=오은선 수습기자

"어머! 너무 많이 올랐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대형마트 지하 식품매장에서 생닭을 살펴보던 주부 이모씨(42)는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라며 내려놨다. 이씨는 "지난주만 해도 6000~7000원 정도였는 데 어느새 8000원이 넘었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중닭(800g) 한마리에 843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의 도계(도축된 닭) 소매 최고가격은 1kg 기준 8630원이었다.

때아닌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과 때이른 더위, 가뭄 등으로 밥상물가가 심상찮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2.0%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가격이 6.2% 상승해 올해 1월(8.5%)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특히 닭고기와 돼지고기, 오징어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품목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AI재발에 닭고기.계란값 급등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중닭 한 마리 가격은 5000원대다. 같은 크기에 8000원대인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문제는 이 가격에 최근 재발한 AI 여파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트 축산파트 관계자는 "이번주가 지나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락시장에서 생닭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50)는 "가격이 안정되려는 시점에서 다시 AI가 터졌다"며 "물량이 없다는게 가장 문제"라고 걱정했다. 다른 생닭가게를 운영하는 박모씨(44)는 "다음달이면 초복.중복인데 가뜩이나 AI로 장사가 안되는데 여기에 가격마저 오르면 더 안 팔릴 것"이라며 판매 장부를 들고 한숨 쉬었다.

닭고기와 함께 계란 가격도 예년보다 42% 넘게 올랐다. 이날 기준 계란 한 판(30개) 가격은 7909원이다. 예년에는 평균 5553원이었다. 이날 가락시장의 계란가격은 8000원이 넘었다. 가락시장 계란 상인은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조금 올랐다"면서 "AI가 재발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징어 50%급등에도 없어서 못팔아

오징어는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며 지난해보다 59.0%나 가격이 올랐지만 파는 곳조차 찾기 어렵다.오징어 물량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가락시장 상인들은 "그쪽은 오징어 있어?"라며 서로 묻기 바빴다.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씨(38)는 "50%이상 가격이 올랐지만 오징어는 없어서 못판다"고 말했다. 이날 오징어 가격은 성인 손바닥 정도 크기 한 마리가 7000원에 육박했다.지난해 이맘때 평균 가격이 2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오른 것이다.

나들이 수요로 돼지고기 가격도 1kg에 2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대형마트에서 삼겹살을 고르던 주부 이모씨(45)는 1kg에 1만8000원하는 세일 가격을 보고 "여기는 왜 이렇게 싸?"라며 장바구니에 한 팩을 빠르게 담았다.

■가뭄 영향...채소가격 들먹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전년 동월에 비해 8.4% 하락해 물가 안정세를 보였던 채소류 가격도 심상찮다. 가락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예년같으면 이맘때면 물량이 많아 가격이 많이 내려가는 편이었는 데 올해는 가뭄 때문에 가격이 심상치않다"고 전했다. 이 날 대파 한 단의 가격은 2000원대 였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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