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라인 부재에 전략 혼선.. 꼬여만 가는 사드·위안부 합의
美.日과 불협화음 커져
문재인 대통령 취임 한달이 지났지만 외교안보수석인 국가안보실 2차장과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 진용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전 정권의 외교 참패를 초래한 양대 이슈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일 위안부 합의다. 문재인정부의 '전략적 모호성' 속에 방향을 잡을 조타수들의 부재로 조그맣게 난 균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셔틀외교' 복원 차원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들고 온 일본 특사는 문 대통령을 만나기도 전에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막말을 던져 양국 관계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더 심각한 균열이 감지되는 쪽은 미국이다. 청와대는 양국 실무진의 방미.방한을 통해 '사드' 협의를 잘 하고 있다고 하지만 미 정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 불만의 기류가 심상치않다. 특히 예산과 여론 형성의 키를 쥔 미 상원의 우려를 청와대가 과소평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탄핵으로 인한 6개월 이상 정상외교의 공백, 급변하는 외교.안보환경 등 취임 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그동안 우리 정부 외교정책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원론적인 발언이었지만 전 정권으로부터 '사면초가'의 외교상황을 그대로 넘겨받은 데 대한 고충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 라인은 전 정권으로부터 넘겨받은 외교 과제에 대한 고충을 직.간접적으로 토로해왔다. 그나마 출범 초 문 대통령이 보낸 특사들이 각국에서 환대를 받으면서 외교 현안들도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가장 큰 국민적 이슈인 사드와 위안부 협의는 출범 초 분위기와는 다르게 양국 간 불협화음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아베 일본 총리의 친서를 들고 문 대통령을 만나러 온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주말 일정을 소화하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들을 연신 내놨다. 지난 9일 한국 국민 상당수가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원한다는 질문에는 "바보 같은 이야기"라고 하는가 하면 다음날 한국 국회의원들을 만나서는 "간계를 꾸미는 일당을 박멸해달라"고 했다. 공적인 자리는 아니라고 하지만 일본 집권 자민당 내 서열 2위의 실력자인 그가 특사로서 전하기에 적절치 않은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의 갈등은 한층 더 미묘하다. 대통령부터 실무진까지 '사드 배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는 없다'는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고 있지만 미 의회와 학계의 분위기는 다르다.
워싱턴에서는 백악관과 의회, 국무부에서 동시에 한국의 사드가 언급됐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날 오전 조찬을 함께 한 후 백악관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와 걸프만 현안을 논의하면서 사드 문제도 검토했다. 사안에 밝은 한 인사는 "미국이 이해한다고 했다지만 지금 미 국무부가 내는 보도자료만 봐도 가시가 있다"면서 "미국도 의회가 걸고 넘어지면 예산이나 정부 고위직 인선 등에서 행정부를 괴롭힐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주 미 국무부 브리핑에선 '사드 배치를 늦춘 한국 정부에 실망했냐'는 질문에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그렇게 성격규정을 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사드 배치는 미국 정부에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는 말이 최고위급 논의 과정에서 나왔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박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