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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어려울 순 없다..US오픈 개최지 에린힐스에 선수들 '혼쭐'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스와의 전쟁'
모든 대회가 그렇지만 US오픈은 유독 코스 세팅이 어렵기로 정평이 나있다. 디오픈과 함께 가장 오랜된 골프 대회라는 역사와 전통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US오픈 코스 선정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래된 검증된 골프장이어야 한다는 원칙이 서서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US오픈 개최지 요건에 적합하다면 역사가 짧은 골프장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오는 15일밤(한국시간) 개막하는 117회 US오픈 개최지 에린힐스CC가 그 좋은 예다. 이 골프장은 개장한 지 오래로 11년째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최한 아마추어 대회를 두 차례 개최한 바 있으나 프로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골프팬들에게는 생소한 골프장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US오픈은 대체로 한 세기를 넘나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골프장에서 개최됐다.

작년 개최지인 오크몬드CC는 1903년에 개장했다. 1927년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총 9차례나 US오픈을 유치했다. 1895년에 개장한 발투스롤 골프장도 US오픈을 7차례 개최했다. 이 골프장은 작년에 PGA챔피언십이 열린 곳이다. 오클랜드 힐스 골프장은 6차례, 윙드풋 골프장은 5차례나 US오픈을 개최했다. 페블비치, 올림픽, 메리언 골프장 등도 US오픈 단골 개최지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개장한 지 100년 안팎의 역사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2015년까지 가장 젊은 US오픈 개최지는 1962년에 개장한 헤이즐틴 골프장이었다.

하지만 2015년에 챔버스베이 골프장에서 대회가 개최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이 골프장은 2007년에 개장한 신설 골프장이었다. 당연히 US오픈의 전통에 어긋난다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올해 개최지 에린힐스 골프장과 2015년 개최지 챔버스베이 골프장은 역사가 짧다는 것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전체적인 코스 분위기가 스코틀랜드 링크스코스와 비슷하다. 단 챔버스베이는 바닷가, 에린힐스는 미시간 호(湖) 인근에 있다는 게 차이다.

코스에는 나무가 없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무릎까지 빠지는 페스큐 러프지대다. 벙커도 많은데 더러는 직벽 벙커도 있다. 페어웨이는 모래를 뿌려 다지고 다져서 엄청 딱딱하다. 볼이 페어웨이에 안착하면 엄청난 런이 발생하는 이유다. 다수의 포대그린만 아니면 마치 스코틀랜드 링크스코스에 와있다는 착각이 들기에 충분하다. 이를 반영하듯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브리티시오픈에 나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에린힐스가 US오픈 개최지로 간택된 또 하나의 이유는 엄청날게 긴 전장이다. 이번 대회 전장은 7741야드로 세팅됐다. 프로들에게 기회의 홀이나 다름없는 파5홀 4개가 모두 600야드를 넘는다. 승부의 분수령이 될 마지막 18번홀(파5)은 675야드를 넘을 수도 있다. 파4홀도 길어 17번홀은 518야드나 된다. 그나마 파3홀은 긴 편이 아니다. 236야드의 6번홀(파3)을 제외한 나머지 3개홀은 모두 200야드 이하다. 하지만 그린 주변 장애물이 선수들을 괴롭힌다.

이 코스는 장타자 친화형 코스다. 페어웨이가 넓기 때문이다. 자그만치 폭이 50야드를 넘는 홀도 있다. US오픈 개최지는 페어웨이 폭이 20야드를 넘지 않은 게 전통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광폭'이다. 그러니 장타자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올해로 US오픈에 22년 연속 출전한 짐 퓨릭(미국)은 "장타자가 우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퓨릭은 "페어웨이를 지키고 볼을 반드시 떨궈야 하는 지점에 떨구는 게 US오픈에서 경기하는 방식"이라며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종전과 다르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페어웨이가 넓다고 해서 마음놓고 드라이버를 휘두를 순 없다. 깊은 페스큐 러프가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장타를 날릴 지, 짧은 비거리로 안전하게 공략할지 상황에 맞는 최상의 선택을 해야 한다. 고도의 전략을 요한다는 얘기다. 디펜딩 챔피언 헨릭 스텐손(스웨덴)은 "US오픈은 디오픈을 비롯해 어떤 대회보다 코스가 어렵다. 선수들을 한계 이상으로 몰아댄다. 그러나 마지막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려면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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