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가계빚 스스로 갚을 수 있는 구조 만들어야"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덕형포럼 특별강연서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 "유일한 해법은 자진상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덕형포럼에서 '새로운 역사와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덕형포럼에서 '새로운 역사와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부채 해결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갚는 것 말고는 해결책이 없습니다. 전쟁을 해서 승전국이 패전국에 빚 부담을 전가시키고, 가계부채를 없애도 기업대출이나 국가부채가 늘어납니다. 결국 부채를 없애는 것은 갚는 거 말고는 대책이 없습니다."

문재인정부의 유력한 첫 금융위원장 후보로 떠오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부채 해결에 대해 원리금 상환 말고는 답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동안 세계경제가 호황을 위해 쌓았던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 경기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했다. 따라서 세계 경기침체라는 폭풍우 속에서 가계.기업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다지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 체력을 길러야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선두주자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위원장이 실제로 금융위원장에 오를 경우 가계부채를 줄이고 기업의 부실을 떨어내는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위원장은 14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인 '덕형포럼'에서 이런 내용을 우리 역사에 접목한 특별강연으로 풀었다.

김 전 위원장은 "가계부채를 없애도 기업과 정부 부채로 전이돼 결국 누군가는 갚아야 한다"며 "지난 1970년대부터 시작됐던 세계적 경기호황이 빚어낸 부채가 2008년 금융위기에서 터졌다. 지금도 부채를 갚는 과정에 있고, 앞으로도 힘든 시기를 버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김 전 위원장에게 금융위원장직을 제안한 이유도 올해 최우선 과제인 '가계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분할상환 구조와 고정금리 대출비율을 높여서 금리인상에 대비한 현재의 가계부채대책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은행권이 매년 고정금리 대출을 얼마까지 늘릴 수 있도록 지도비율도 제시했다. 은행권의 고정금리 대출은 올해 3월 기준으로 45.74%에 육박한다. 당시 10% 수준에 불과했던 고정금리 대출비율이 이 같은 대책으로 늘어난 것이다.

김 전 위원장과 함께 이뤘던 가계부채 라인업은 당시 신제윤 금융위 부위원장(현 국제금융협력대사)과 정은보 사무처장(현 금융위 부위원장), 고승범 금융정책국장(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김태현 금융정책과장(현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등이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주재성 은행담당 부원장(현 김앤장 고문)과 양현근 은행감독국장(현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등이 합세했다.

김 전 위원장의 부채 해결책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가계부채를 없애는 것은 '갚는 것' 외에 '탕감'이라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굳이 그가 "갚는 것 이외에 방법이 없다"고 단언한 것은 부채탕감 자체가 채권자가 받아야 할 원금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에 채권자인 금융회사와 정부의 부담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탕감이라는 방법도 누군가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채무자 스스로 돈을 갚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인 것.

그는 이 자리에서 이 같은 가계와 기업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체력을 길러야 오는 2030년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6위권 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통일한국'도 강조했다. 통일한국의 경쟁력으로 세계 상위권 국가로 부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세계 1위"라며 "D램·디스플레이 업종이 세계 1위, 조선이 원래 1위였지만 여전히 2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에서 승부하는 수출대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저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스스로를 "한민족 역사에 관심이 많은 역사전문가"라고 칭한다. 역사는 되돌아보고 시행착오에 따른 교훈을 얻어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email protected]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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