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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로]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9 17:11

수정 2017.06.19 17:11

[윤중로]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주말, 오랜만에 우리 부부는 동생 부부와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찾았다.

아침 6시에 출발했는데 중간에 휴게소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도 9시 조금 넘어 도착했다. 요즘은 전국 어디든 길이 좋아 일찍 출발만 하면 일일관광권이다.

눈이 하얗게 쌓인 겨울에만 몇 차례 찾은 적은 있지만 초여름은 처음이다. 그동안 날씨 좋은 계절에는 딴짓거리(?) 하느라 정작 와보지를 못했다. 김영란법이 주는 긍정적 효과다.


주차장 한쪽에는 마을주민들이 취나물 등 산나물을 공동판매하고 있었다. 집사람은 내려오면 다 떨어질까봐 미리 돈을 주고 보관을 요청했다.

올라가는 입구에는 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을 접목해 나온 송고버섯을 판매 중이었다.

시식용이라며 권하길래 먹어 보니 송이버섯 향이 풍기면서 맛은 표고의 고기맛을 냈다. 엄지 척.

집사람은 인제군 경제에 작은 도움을 주었다며 웃음지었다.

입구에서 최근 새로 개방된 숲길(원대임도)로 걸어서 올라갔다.

기존 등산로(원정임도)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다. 원정임도는 자동찻길 같은 분위기여서 걷는 맛이 없었는데, 원대임도는 숲길을 걸어서 햇빛도 나뭇잎들이 가려주고 좋았다.

1시간 정도 걸어오르다 보니 눈앞에 펼쳐진 자작나무숲.

"정말 좋다"라는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마치 누가 더 키가 큰지 경쟁이라도 하듯이 수십m 위로 쭉쭉 뻗은 하얀 자작나무에 연한 초록색 잎, 그리고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파란 하늘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것이 힐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세의 근심걱정을 잠시지만 잊었다.

자작나무숲 속 사람들은 재잘재잘 신이 났다. 모두들 즐거운 얼굴들이다.

내려오기 싫었지만, 뱃속이 빨리 내려가자고 점심 먹자는 신호를 보냈다. 콘도 근처로 이동해 맛집으로 소문난 막국수를 한 그릇 먹으니 만족감은 200%다.

그날 저녁은 삼겹살과 취나물, 송고버섯으로 형제애를 쌓았다.

요즘 날씨가 30도를 오르내리고 다음달이면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에 접어든다.

아마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로 인천공항은 또 미어터질 것이다. 해마다 해외여행객 수는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국내에도 정말 좋은 곳이 많다고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홍보를 하는데, 별로 관심을 기울이는 거 같지 않다.

정말 가보지 못한 좋은 곳이 우리나라에는 많다.
내수도 살리고 금수강산의 구석구석을 찾는 여름휴가를 적극 권하고 싶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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