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히어로] ① 토비 맥과이어와 톰 홀랜드가 서로 다른 세계의 스파이더맨이라고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서부극처럼 몰락할 것”이라고 예언했던 슈퍼히어로 영화가 여전히 극장에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Vol.2를 필두로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홈커밍 등이 연이어 개봉되고 향후 몇 년간 라인업도 탄탄하게 마련됐죠.
2008년 영화 아이언맨이 공개된 뒤 슈퍼히어로 영화가 보편화되면서 '아이언맨은 마블, 슈퍼맨은 DC'라는 기본적인 인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더불어 해당 장르를 이해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더구나 원작 만화책과 영화 간의 연관성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도 적지 않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미국에는 수많은 만화업체(코믹스)가 존재합니다. 1938년 슈퍼맨이 처음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마블·DC가 가장 유력한 코믹스로서 미국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만화가 연재되고 다양한 영웅들이 등장했다 사라지면서 코믹스에서는 한 가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동일한 슈퍼히어로라고 하더라도 회사 내에서 수많은 만화가들에 의해 다르게 묘사되는데, 이로 인한 설정 충돌이 심심찮게 발생하게 된 거죠. 결국 코믹스들은 큰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바로 ‘평행우주’를 채용하게 된 겁니다.
예를 들어 팬들이 “내가 읽은 만화책 A에서 아이언맨이 이런 행동을 했는데, 만화책 B에서는 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느냐?”라고 항의를 하게 되면 “만화책 A와 만화책 B는 다른 세계입니다. 따라서 두 만화책에 등장하는 아이언맨은 다른 인물이죠”라는 답변이 가능해집니다.
지금까지 코믹스들이 구축해놓은 세계들은 너무나 방대해서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습니다. 한때 마블의 주 세계관이었던 ‘지구-616’ 이외에도 헐크가 여자인 ‘지구-829’, 스파이더맨이 판타스틱 포에 가입한 ‘지구-772’ 등등이 있습니다. 심지어 마블 영웅들이 좀비가 된 ‘지구-2149’도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슈퍼히어로 세계관을 꼽으라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이하 MCU)’일 겁니다. 중요한 건 MCU는 마블 코믹스에서 주가 되는 세계가 아니라 수없이 나뉘어진 세계관 중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마블의 평행세계에서 MCU는 ‘지구-199999’로 분류됩니다.
세계관마다 세세한 설정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례로 지구-616에서 쉴드의 수장 닉 퓨리가 백인인 반면 MCU에서는 흑인으로 등장하죠.
또 2002년 시작된 스파이더맨 트릴로지(토비 맥과이어 주연)는 ‘지구-96283’에 속합니다. 이번에 개봉할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과는 다르지만 엄연히 마블코믹스 세계관 속에 포함된 셈입니다.
DC 확장 유니버스(DC Extended Universe, 이하 DEU) 역시 DC코믹스의 다양한 평행 세계 중 하나입니다. DC코믹스의 주 세계관은 ‘지구-0’이고요. 대다수 배트맨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 불살(不殺)주의를 철저히 지향하는 반면 DEU 속 배트맨은 필요에 따라 살인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해 큰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세계 간 설정 차이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슈퍼맨이 소련의 독재자가 된 ‘지구-30’, 영웅들의 성(性)이 반대로 표현된 ‘지구-11’ 등도 존재합니다.
코믹스의 다양한 세계들을 모두 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정석으로 입문하고자 한다면 메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만화책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동일한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세계관에 따라 세부 사항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선택하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물론 "만화는 너무 복잡해서 모르겠다"는 분들은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만 관람하셔도 충분합니다. 여기에 MCU와 DEU에 속한 드라마, 프리퀄 만화들도 존재하니 함께 즐기신다면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email protected] 신민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