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기간 12년6개월… 박삼구 받아들일까

채권단, 상표권 최종제안.. 금호산업 이사회서 판단할듯
박회장 제안 20년 수용 안돼.. 최종안 반대 가능성도 제기
경영평가 성적표 부담은 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상표권 협상에서 다시 공을 넘겨받았다. 박 회장의 선택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 여부가 결정된다.

7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요율을 연 매출의 0.5%, 사용기간은 12년 6개월로 확정했다.

박 회장 측은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채권단의 제시안을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금호산업 이사회는 박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점에서 박 회장의 선택이 결정적이다. 채권단이 사한을 오는 13일로 정한만큼 금호산업 이사회는 다음주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제시했던 사용요율 0.5%를 수용함에 따라 박 회장 측에선 이를 거절할 명분이 적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박 회장이 의무 사용 기간 20년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채권단의 최종안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용요율 면에선 박 회장 측의 주장이 상당부분 수용됐지만 사용기간은 축소됐다.

박 회장 측은 채권단의 거듭된 수정안에도 상표권 사용요율 연 매출의 0.5%, 20년 사용, 해지 불가 조건을 고수했다. 박 회장 측은 기존 제시안을 마지노선으로 삼았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나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감안했을 때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또 박 회장 측은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협의가 금호산업과 사전 조율 없이 임의로 진행됐고, 일방 해지 조건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회장 측이 채권단의 수정안을 거부하고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은 박 회장이 사용요율 인상으로 인한 수익보다는 매각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 측이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계약 파기로 우선매수권을 다시 확보하는 것을 노린다는 분석에서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오는 9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계약은 파기된다. 상표권 협상은 시간을 끌며 장기전으로 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박 회장 측 입장에선 채권단이 확정한 경영 평가 성적표가 부담이다. 박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5년 경영평가에서 이어 지난해에도 D등급을 받았다. 2년 연속 D등급 이하면 주주협의회에서 현 경영진 해임을 권고할 수 있다. 박 회장이 대표를 사임할 경우 스스로 부실 경영을 인정하는 꼴이 돼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은 적지만 낮은 경영평가는 인수 명분을 약화시켜서다.

이에 채권단이 경영진 해임 권고 가능성을 매각 무산을 방지하기 위해 박 회장 측에 대한 압박용으로 사용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박 회장 측이 매각 과정 초기 기자회견을 자처했던 것처럼 여론전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동조합과 협력업체 임직원.대리점주들은 '먹튀'와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며 더블스타와의 매각을 반대했다. 정치권에서도 대선 후 주춤했던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지난달 광주 금호타이어 본사를 찾아 매각의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기도 했다.


채권단이 박 회장 측이 보유한 우선매수권을 회수하거나 채권 연장 불허를 통해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채권단 입장에선 매각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포기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 측에서도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는 그룹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야 하는 선택지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