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사에서 15년 넘게 투자만 하던 증권맨이 산나물 비빔밥집 '에덴식당'을 창업한 지 2년 만에 연매출액 20억원대를 올리는 에덴홀딩스 대표로 변신에 성공했다.
23일 파이낸셜뉴스가 만난 장혁 대표(사진)는 어느새 산나물 전도사가 돼 있었다. 장 대표는 단골로 두 달에 한번 찾던 원조 '지리산 에덴식당'이 주인의 개인사정으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직접 에덴식당을 서울에 차리기로 결심하고 6개월의 준비 끝에 지난 2015년 6월 서울 여의도에 에덴식당을 열었다.
장 대표는 "전국을 다 돌았지만 에덴식당처럼 고소한 향기로운 산나물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비슷한 맛을 내는 식당을 찾았다면 제가 직접 산나물 비빔밥집을 차릴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증권맨답게 산나물에서 투자 가능성도 보았다.
이 같은 장 대표의 진정성과 철학에 공감한 원조 에덴식당 사장님도 이제는 장 대표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원조 사장님 내외는 산나물, 청국장의 재료인 콩, 고추 등을 남원에서 기초작업을 해서 서울로 보내주신다. 장 대표는 "1년치 봄나물을 사서 단오 전 바싹 말려서 지리산에 보관한다"면서 "나물을 말리면 부피가 10분의 1로 줄어드는데 이 중 매일 수작업을 통해 입에 들어갔을 때 부드럽고 먹기 좋은 부분만 남기고 30%를 더 버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나물은 내가 좋아해서 이 맛을 계승하고 전달할 사람이 없어서 시작한 일"이라면서 "외식업을 하려면 내가 이 사회에서 이루고자 하는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창업 준비 과정과 식당을 운영하면서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올해부터 '온라인 가정 간편식'도 만들었다. 손님이 에덴식당 산나물을 구입하고 싶다는 부탁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또 5가지 산나물을 8가지로 고급화시키는 메뉴 개편과 첫 맛은 고소한데 씹을수록 촉촉한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맛의 체계화' 작업에도 나섰다.
장 대표는 여의도, 강남, 판교 지점의 내실화를 다진 뒤 해외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에덴식당이 딱"이라면서 "실력을 더 쌓아 맛의 고도화에 성공하면 일본, 영국 등에도 지점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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