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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범사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4 15:02

수정 2017.07.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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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
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

함영준 회장
함영준 회장


자산 순위 200위권 밖의 중견기업인 오뚜기가 새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오는 27일 개최되는 재계와의 대화에서 대기업과 함께 한 자리를 차지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뚜기는 내로라 하는 14대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 것이다.오뚜기는 이전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서 ‘신’이라는 의미의 갓(God)을 붙여 '갓뚜기’로 별칭될 정도로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공헌 의무를 다하는 기업)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가 이번 재계와의 대화 자리에 초청된 배경은 비정규직 문제와 모범경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역점 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우선 오뚜기의 비정규직 비율은 유사한 사례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국내 최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분기 보고서 기준(2017년 3월 31일)으로 오뚜기의 전체 직원 수 3099명 중 36명이 비정규직으로 총 1.16%에 불과하다. 더구나 극소수의 비정규직(파트타임)도 경력단절 여성 사원을 돕기 위한 제도다.

지난해 9월 타개한 창업주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1800명의 시식사원을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그는 2015년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개인적으로 300억원대 규모의 주식을 기부하는 등 남몰래 어린이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도운 경영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같은 함 명예회장의 선행도 대부분 고인의 사후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뚜기 강구만 홍보실장은 "창업주 명예회장의 생전 경영원칙이 '직원들에게 불리한 비정규직을 쓰지 말라'였다면서 "그의 유지를 받들어변함없이 정규직으로만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성실한 상속세 납부도 눈길을 끈다. 창업주의 장남인 함영준 회장은 지난해 12월 선대 회장으로부터 오뚜기 46만5543주(13.53%)와 계열사 조흥 주식(1만8080주, 3.01%)을 상속받으면서 1500억원의 상속세를 5년간 분납하겠다고 공표했다. 상속세 1500억 원은 지난 2003년 교보생명의 1830억 원에 이어 국내 상속세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액수이다. 그동안 일부 대기업 오너 2세들이 편법적 수단을 동원해 경영권을 넘겨받은 데 비춰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1조5000억원대의 중견그룹인 오뚜기의 행보는 재계에 모범적이라는 평가다.

오뚜기가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비용을 지원하고 장애인 재활지원 사업을 후원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오뚜기는 지난 1992년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4300여 명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함 명예회장은 후원 받은 어린이들의 감사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쓴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장례식에는 어린 학생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밖에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라면 가격을 '10년전 그대로' 유지하는 '착한 가격 정책'도 '갓뚜기'로 불리는 데 한몫 한다. 다른 기업이 가격을 올릴 때 오뚜기는 동결을 결정했다. '착한 가격'으로 순이익 좀 줄더라도 시장점유율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에서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오뚜기의 경우 올해 매출 2조1000억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15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랫동안 묵묵히 선행을 실천해 온 기업들이 많은데 우리만 갑자기 주목받는 건 상당히 부담스럽다"면서 "선대 회장과 현 회장의 경영철학이 동일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회 공헌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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