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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터뷰] 발없는새 “내성적이던 꼬마 영화광, 사랑받는 영화 크리에이터 됐죠”

신민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3 09:10

수정 2017.08.03 09:20




영화리뷰 크리에이터 '발없는새' 배재문 씨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갖고 있다./조재형 기자
영화리뷰 크리에이터 '발없는새' 배재문 씨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갖고 있다./조재형 기자
“어린 시절 영화를 무척 좋아했어요. 유선방송에서 방영하는 영화나 토요명화, 주말의 명화를 즐겨보며 자랐죠. 아마도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세상을 영화로써 대리만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인기 영화리뷰 크리에이터 배재문 씨는 ‘심각하게 내성적인 아이’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단 집에서 영화 보는 걸 좋아했는데, 특히 ‘시네마 천국’의 주인공 토토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에 애착을 갖게 됐다.

‘발없는새’라는 이름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 건 어릴 적 틈만 나면 극장에서 시간을 보내던 토토가 유명 영화감독이 된 삶과도 언뜻 닮아있다.

■ 영화리뷰 대표 크리에이터… 평론 같은 리뷰로 마니아들에게 호평

배 씨는 평론에 가까운 리뷰를 통해 영화마니아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2010년부터 영화리뷰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해 현재 구독자 약 24만 명, 누적 조회 수 약 5000만 건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과거 파워블로거에 선정됐을 만큼 풍부한 지식과 경험은 그가 가진 경쟁력이다.

“몇 년간 영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새 취미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더는 미루고 싶지 않아 크리에이터에 도전했는데 제가 느낀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죠. 결혼 후 태어날 자녀들이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 한 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영상으로 영화를 소개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적지 않다. 내레이션을 녹음하며 사투리 억양에 대해 지금까지 고민할 뿐 아니라 포스팅(블로그에 글을 게시하는 행위)보다 3~4배 이상의 노력과 시간을 영상편집에 할애해야 한다. 때문에 조회 수를 고려해야 하는 크리에이터로서 슈퍼히어로 무비처럼 대중이 좋아하는 영화를 주로 다룰 수밖에 없다.


유튜브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영화리뷰 크리에이터 '발없는새' 배재문 씨./조재형 기자
유튜브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영화리뷰 크리에이터 '발없는새' 배재문 씨./조재형 기자

실제 최근 영화계 트렌드는 슈퍼히어로 무비다. 배 씨 역시 슈퍼히어로 무비를 리뷰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그가 가진 인기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영화 ‘다크나이트’. 다만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단순히 슈퍼히어로 무비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크나이트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개념을 바꿨죠.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블록버스터는 마냥 오락영화라고만 생각했잖아요. 그런데 다크나이트가 철학적인 사유를 품으면서 대중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냈거든요. 영화를 보며 관객들이 함께 고민하도록 만든 점에서 블록버스터의 방향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인기 원동력이 족쇄되기도… 휴식 갖지만 꿈은 여전히 ‘영화’

배 씨는 슈퍼히어로 무비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족쇄’로 작용한다고 토로했다. 블로거 시절 다양한 영화를 소개해온 마니아로서 한정된 주제에만 관심이 쏠리는 건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실제 그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오락·상업영화뿐 아니라 ‘겟아웃’처럼 작품성을 인정받은 다양성 영화를 리뷰하고 있다. 하지만 조회 수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다.

배 씨는 “이따금 다양한 소재를 다뤘던 블로거 시절이 그립다”고 말했다. 그는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영화 속 주인공은 학창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해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계속 음악을 하는 사람은 주인공뿐이에요. 한 밴드 멤버와의 술자리에서 ‘음악을 해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못하죠. 저 역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크리에이터로서 영화를 얘기하는 게 행복하냐고 질문을 받으면 선뜻 대답하기 힘들 것 같아요.”



지난달 25일 배 씨는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상업·오락영화를 주로 다루는 현재 리뷰에 대한 회의감으로 깊은 고민을 가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그는 스스로 영화를 사랑하는 마니아를 자처하고 있다. 지금 가진 최종적인 목표도 영화와 관련돼 있다.


“앞으로는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여기에 배우, 감독과의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가장 궁극적인 꿈은 가수 겸 배우인 수지 씨와의 인터뷰에요. 앞서 영상을 통해서도 시청자들에게 말씀드렸는데, 수지 씨와의 인터뷰가 이뤄진다면 저는 모든 꿈을 다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하하.”

1편 원본영상 보기 ☞ https://youtu.be/n2UXvZO6tbU
2편 원본영상 보기 ☞ https://youtu.be/dfo6tbSXb_U
3편 원본영상 보기 ☞ https://youtu.be/nskr9upxoDQ

ocmcho@fnnews.com 조재형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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