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구청과 대학교가 진행하는 아카데미 과정에서 인생 후반전을 배우고 즐기면서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새로운 면모를 경험하게 되었다. 늦게 배운 도둑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2시간 동안 이어지는 강의에 몰입하는 모습은 너무나 진지했다.
97세 김형석 교수의 '백년을 살다보니'란 강의를 들으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다. 강의 후 그냥 가기 아쉬워 삼삼오오 모여서 치맥, 소맥, 커피 등을 즐기는 모습이 대학가 풍경 못지않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2~3일 앓다가 나흘 만에 하늘로 간다는 '9988234'는 구버전, 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이삼일 앓다가 하루 만에 다시 일어난다는 '9988231'이 신버전이라고!
강화도 현장학습, 체육대회, 졸업여행 등 대학교 과정보다 더 재미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먹서먹했는데 이제는 언니, 동생, 형님, 아우 하면서 무슨 할 말이 그다지도 많은지. 아쉬운 15주의 아카데미 과정이 수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수료식 후 많은 사람들이 허전하다고 한다. 이들은 또 뭔가 찾아야 직성이 풀린다. 은퇴 후 100세까지 성공적인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은퇴후 할 일 없다고? 백화점 문화센터나 주민센터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면서 배울 게 너무 많다. 요리, 요가, 춤, 붓글씨, 그림, 노래 등. 실비여서 부담되지 않는다. 내가 애송하는 사무엘 올만의 '청춘'이란 시 구절. '때로는 이십의 청년보다 육십이 된 사람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 모두 늙는 것은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인생 후반전 지금부터 시작이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전반전보다 후반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의 쾌감을 맛볼 때가 많다. 어쩌면 전반전보다 더 멋있고 보람있게 보낼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내가 있는 학교에 73세의 마도로스 출신 할아버지 학생이 요리를 배운다. 이유는 아내가 아플 때 음식을 만들어주고 혼자 살 때를 대비해, 손자손녀 간식도 만들어 주기 위해, 올해 퇴직하는 60세 공무원 J씨는 코이카 해외봉사활동을 위한 미용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사업가 K씨는 전문지식 습득과 대학원 진학을 위해, R호텔의 지배인 K씨는 승진을 위해 주 1일 학사과정에서 열공이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배운다. 인생 후반전을 힘차게 달리는 아카데미 수료생, 만학도 학생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Love Your Dream!, Love Your Life!
김영덕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학사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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