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中 국영펀드, 반도체 기업 자금줄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1 17:29

수정 2017.08.01 17:29

자국 기업에 보조금 지원으로 주변 무역국들의 불만을 사고있는 중국이 이제 보조금대신 국영 펀드를 통해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국영 펀드측은 투자방향과 정부 방침이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중국 밖에서는 해당 펀드들이 인수합병(M&A) 등 중국 업계 전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반도체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CICIIF)을 지적하며 이같이 분석하고 국영 펀드들의 역할이 재정적 지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CICIIF는 2014년 10월에 1200억위안(약 20조136억원) 규모로 창립한 펀드로 중앙 및 지방정부가 대거 참여했다. WSJ는 대외적으로 일명 '빅펀드'로 불리는 CICIIF가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동시에 M&A 중계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CICIIF가 투자한 중국 대표 반도체기업 칭화유니그룹이 지난해 후베이성 우한시 소유의 XMC를 인수한 직후 240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메모리칩 공장 건설을 발표한 점을 강조했다.
기금이 투자수준을 넘어 업계 구조 재편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CICIIF의 웨이쥔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칭화유니그룹와 협력으로 중국 반도체의 성공을 위한 더 큰 기회를 잡았다"며 "반도체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며 작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웨이 부사장은 CICIIF가 인텔과 함께 중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스프레드트럼에 공동 투자했고 퀄컴과 더불어 중국 최대 반도체기업 SMIC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과 퀄컴은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중국 국영펀드들의 자금지원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계자를 인용해 국영 펀드인 중국국신공고유한책임회사와 중국 사모펀드인 JD캐피탈이 손잡고 중국 국영기업에 최소 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FT는 중국 재정부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가 약 4년 전부터 국영기업들에게 보조금 대신 투자형식으로 자금지원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칭커연구센터에 따르면 후베이성 정부는 기업들에 펀드 등을 통해 800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 철도업체인 중궈중처와 베이징시는 지난 5월에 중앙기업국창투자인도기금을 설립하고 원자력과 철도 및 3D프린터 기술에 투자하기로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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