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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기 전 삼성사장 “최순실, 딸 지원놓고 대통령에 삼성 험담”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1 17:53

수정 2017.08.02 00:07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1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1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최순실씨가 자기 딸을 지원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통령에게 삼성에 대한 험담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49차 공판에서 장 전 사장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장 전 사장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 이어 세 번째로 피고인 신문대에 섰다.

장 전 사장은 2015년 7월 30일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나고 귀국한 박 전 사장의 보고를 “최씨가 자기 딸을 지원 안 해주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삼성을 비난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다만 그는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의 단독면담에서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질책한 이유에 대해서 “특정 선수 지원하라고 얘기한 건 없고 제대로 올림픽 준비를 안 한다고 질책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검에 의하면, 장 전 사장은 박 전 사장으로부터 ‘삼성에서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놓고 정유라씨를 지원하지 않아 최씨가 대통령에게 말해서 대통령이 면담 때 야단친 것 같다. 대통령 통해서 해코지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장 전 사장에 앞서 신문 받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최순실씨의 요청을 겁박으로 받아들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박 전 사장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최씨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면서 자기 이야기(요구)도 했다”며 “최씨의 요청을 약간의 겁박처럼 (활용해) 자기 생각을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삼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겁박’으로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박 전 사장은 ‘결국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인식해서 지원한 것이 맞나’라는 특검의 질문에 “해코지 당하는 위험이 더 큰 거 아닌가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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