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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볼커 룰’ 완화 착수… 은행주 급등

트럼프, 금융규제 완화위해 美 통화감독청서 개정 작업
S&P 500 금융업종지수, 2007년 이전수준으로 회복
美 ‘볼커 룰’ 완화 착수… 은행주 급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은행들의 위험한 자기매매를 금지한 '볼커 룰(Volker rule)' 완화에 착수했다. 이로써 트럼프 정부 금융규제 완화정책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볼커룰 제정 5대 감독 기구 가운데 하나인 미 통화감독청(OCC)은 2일(이하 현지시간) 은행들을 비롯한 각계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집하는 절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도산을 막기 위한 막대한 혈세 지원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오랜 진통 끝에 2015년 가까스로 마련됐던 볼커룰이 월가의 거센 반발 끝에 서서히 종이 호랑이로 전락하게 됐다. 이 규정은 오마바 정부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이었던 풀 볼커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명칭도 그의 이름을 땄다.

볼커규정 완화 전망에 이날 뉴욕증시의 대형 은행주들은 큰 폭으로 올라 은행업종 지수가 2007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OCC가 볼커룰 완화 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OCC는 이르면 2일 대형은행, 투자자 등의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선다.

개정 가능성이 높은 볼커룰은 은행들의 자기매매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부터 은행의 규정 준수 여부를 측정하는 방법, 또 헤지펀드.사모펀드.벤처캐피털펀드 등 이른바 '커버드 펀드' 투자 규제 조항이다.

하지만 개정작업이 시작부터 순항인 것 같진 않다. 볼커규정 수정이 5개 감독기구 합의에 따라 진행돼야 함에도 OCC만 나섰다는 점은 은행감독 기구간 이견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볼커규정은 금융규제를 강화한 2010년 도드.프랭크법에 따라 탄생했다. 다만 세부 사항은 OCC, 연방준비제도(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미 은행감독을 담당하는 5개 연방기구가 합의해 만들거나 수정하도록 돼 있다.

이들 5개 기구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회의를 열어 입장을 조율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과 FDIC는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임한 이들이 장악한 상태이고 OCC를 비롯한 나머지 3개 기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뒤 수장을 임명했다.

그렇다고 큰 틀에서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당선 뒤 월스트리트와 워싱턴 규제당국은 볼커룰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지고 있는 불필요한 짐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도 규정을 단순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한 상태다.

앞서 미 재무부는 볼커룰과 관련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규정이 이례적으로 복잡한데다 부담스런 이행 조항들로 엮여있다"고 비판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감독기구 인사들도 이 점에는 동의한 바 있다.

은행들은 물론이고 규제당국조차 투기적 거래와 고객을 위한 거래 사이의 차이를 규정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왔다.

또 은행이 소유해도 되는 투자펀드 종류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법적 계산이 뒤따라야 한다는 불만도 많았다.

심지어 볼커룰을 지지하는 진보 그룹에서는 이 규정이 과연 은행들의 위험한 투자를 정말로 막을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볼커룰 개정 기대감은 은행주 급등에 방아쇠가 됐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 등 미 대형은행주는 이날 1% 넘게 뛰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금융업종 지수는 419.54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직전인 2007년 12월 수준까지 올랐다.

한편 OCC의 의견 수렴은 45일에 걸쳐 이뤄진다. 다만 이를 토대로 수정안이 만들어져도 5개 감독기구 모두가 합의해야 수정이 가능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