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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세상을 변화시키는 브랜드를 만들다"..최장순 엘레멘트 대표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3 14:18

수정 2017.08.03 14:18

[인터뷰]"세상을 변화시키는 브랜드를 만들다"..최장순 엘레멘트 대표
"보통 라면을 파는 회사는 상품을 팔기 위해 맛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최근 주목받는 라면 회사 오뚜기는 맛이 아닌 착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높은 정규직 비율, 정직한 상속 등 선한 조직이라는 상징성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장순 엘레멘트(LMNT)컴퍼니 대표(사진)가 말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브랜드매니지먼트는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다. 최 대표는 "브랜드는 마케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재고를 소진해 창고를 정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법인 마케팅은 상품(Product)·가격(Price)·유통(Place)·촉진활동(Promotion) 등 이른바 '4P'에 집중한다.
그러나 경쟁자가 많아진 현재 시장에서는 이런 마케팅만으로 기업과 상품에 차별성을 두기 어렵다.

브랜드는 마케팅 단계에서 놓친 무형의 가치를 부각시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작업이다. 시대나 고객별로 연상하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달라 이런 차이를 발견, 기업과 상품에 녹여내는 것이다.

최 대표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각각의 브랜드 점수가 있다"며 "카페를 예로 들면 커피맛, 내부 인테리어, 상표명 등 각각의 영역에서 점수가 다를 수 있다. 우리 업무는 이를 측정해 무엇을 보강하고 고객별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영역별로 전략을 세워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레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 작업에 투입되는 리서치 전문가,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을 총괄하는 일종의 지휘자인 셈이다.

최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2011년 인천국제공항의 내부 브랜드를 만들었던 작업을 꼽았다. 당시 11년째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 1위를 기록한 인천공항의 성공 비결을 찾는 일이었다.

그는 "당시 해외의 여러 공항에서 인천공항의 서비스를 배우기 위해 찾아왔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듯 인천공항 스스로도 무엇이 차별화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며 "우리는 인천공항만의 내부브랜드를 정의하는 일을 맡았다"고 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천공항만의 강점은 '마음씀'이라고 정의 내려졌다. 당시 인천공항에는 500여개의 민간기업, 기관, 군인 등 3만5000여명의 인력이 붐비며 일하는 곳이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지닌 이들이 마치 오케스트라의 일원처럼 조화가 돼 고객의 동선을 만들어가는 배려의 의미를 담았다.

최 대표는 브랜더로서 사회공헌활동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그는 "브랜드는 공동체를 위해 사람들의 삶을 의미있게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작은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취지로 2009년 공익단체인 '매아리'(매일 부르고 싶은 아름다운 이름)를 설립해 7년째 운영하고 있다. 매아리는 복지단체나 사회적기업에 브렌드 네임을 만들어주는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오는 중이다.

최 대표는 "대기업들은 쓰지도 않는 상표 수백개를 등록해 갖고 있다. 다른 경쟁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언어를 독점하고 있는 것"이라며 첫 해에만 복지단체 13곳에 새로운 이름을 찾아줬다.

매아리는 또 다른 단체들과 공동기획한 '책 읽는 지하철' 캠페인, 브랜드나 마케팅 및 디자인 강의를 무료로 해주는 '매아리 퍼블릭 토크' 등 의미있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공익을 브랜딩한다는 것은 공익적 가치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메아리처럼 퍼져가는 '울림'이 있어야 공익적 가치가 보다 많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대표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시도로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서비스(SNS)는 물론, 집필활동에도 매진한다. 그는 "500원짜리 노트를 쓰더라도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긴 카피가 담겨있으면 필기할 때 마다 읽게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공동체를 위한 선한 메시지를 뿌리는 일을 해야 한다"며 "좋을 생각들을 알리기 위해 계속해서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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