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與, 증세안 처리 전략은 '갈라치기'?... "아직은…"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4 16:18

수정 2017.08.04 16:18

'갈라치기 전략 재연?'
'부자 증세'가 하반기 정국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부상한 가운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야권이 현재로서는 '반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결사 반대의 자유한국당과 달리,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협상 여지를 열어두고 있어 정부조직법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때 효과를 본 '갈라치기 전략'이 재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증세에 대한 여론이 생각보다 우호적인 만큼 당분간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증세에 대해 야권은 겉으로는 모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온도차도 감지된다.

자유한국당은 '증세 불가' 입장이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증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앞서 19대 대선에서도 증세를 공약에 포함시켰었다.

'여소야대(與小野大)'에서 세법개정안 의결을 위해 야권의 협조가 불가피한 민주당으로서는 희망적인 대목으로 '분리 대응'을 통한 전략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자당 의석수(120석)에 야권으로부터 최소 30석의 찬성표를 끌어들여야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국민의당은 일자리 부족과 양극화 문제 해소라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100대 국정과제에 필요한 소요재원 마련 등 향후 재정소요 및 조달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바른정당도 증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정부의 일방적 추진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여·야·정 협의 없이 밀어붙인 독선·독주 증세"라며 "증세를 반대하지 않지만 이런 식은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안이라고 해도 이런 식의 자세로 어떻게 국민의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렇다보니, 민주당은 당분간 '관망모드'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야권내 온도차에 더해, 우려와 달리 우호적인 여론이 좀 더 이어진다면 야권의 반대 목소리가 생각보다 빨리 잦아들고 정책 추진에도 자연스럽게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내핵심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국면은 원내 전략도 중요하지만 증세는 국민들 전체의 관심사이다보니 여론이 중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증세에 대한 최근 여론은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소프트랜딩(연착륙)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야당 입장에서는 전략적으로 찬성보다는 반대 포지셔닝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다"며 "이에 여론의 흐름이 달라지만 급격하게 태도 변화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지난달 24일 여론조사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전국 성인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초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에 대해 85.6%가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10.0%에 그쳤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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