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상장사 10곳 중 8곳 흑자냈지만… ‘IT 쏠림’ 더 심해졌다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6 17:54

수정 2017.08.16 17:54

코스피 상반기 영업익 78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곳 영업익 증가폭 13조6천억원.. 전체 기업 합친 것보다 많아
상장사 10곳 중 8곳 흑자냈지만… ‘IT 쏠림’ 더 심해졌다

상반기에 코스피 상장기업의 82%가 흑자를 냈지만 실적은 대형 정보통신(IT) 종목이 주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증가 폭은 상장기업 전체 증가분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은 제조업과 IT업 등 주력업종이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상장기업 82% '흑자'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코스피시장의 12월 결산법인 533개사(금융업 제외)의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438개사(82.18%)의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했고 95개사(17.82%)는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전년 동기 대비 203.48% 급등하며 가장 큰 폭의 성장을 시현했다. 이 밖에 건설업, 기계, 비금속광물, 서비스업, 섬유의복, 운수창고업, 유통업, 의료정밀, 의약품, 철강금속, 통신업 등의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다만 대형 IT주의 성적만 지나치게 부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스마트폰 등 국내 IT종목의 실적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 증가 폭은 13조64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전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증가 폭(12조5915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두 종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또 2.4분기만 봤을 때는 순이익이 지난 분기 대비 8.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실적둔화 추세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 및 순이익률도 같은 기간 각각 0.05%포인트, 0.67%포인트 일제히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유통업 영업이익이 6.13% 감소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악재로 인한 실적악화가 현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업종도 부진해 서비스업 영업이익도 64.99% 감소하며 업종별 분기 대비 감소 폭이 가장 높았다. 또 이머징마켓 경기개선이 지연되며 철강금속(-11.35%), 운수장비(3.03%) 등 경기민감 업종의 영업익도 줄어들었다. 이 밖에 섬유의복, 의약품, 화학 등이 2.4분기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업 43개사의 상반기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17조원, 14조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5.7%, 26.8%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72.9% 증가하며 금융업종 내에서 가장 큰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사드 피해로 인한 유통업종의 실적둔화가 부각돼 보이는 상황"이라며 "경기민감주의 경우 2.4분기가 이머징마켓 경기 저점이라는 판단으로, 하반기부터 매출 증가를 중심으로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적 성장세…오락.문화업 '사드 직격탄'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재무성과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0.56%포인트 상승한 6.10%, 매출액순이익률은 1.08%포인트 늘어난 4.70%를 각각 기록했다. 상반기 코스닥기업들이 1000원어치를 팔아 61원의 영업이익과 47원의 순이익을 남겼다는 의미다.

소속부별로는 우량, 벤처, 중견 등 주요 3개 소속부의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우량에 속한 253개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10.98%, 9.83%, 31.38% 증가했으며 벤처 167개사는 각각 19.70%, 46.01%, 88.21% 늘어났다. 중견 302개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0.02%, 248.36% 각각 증가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분석대상 기업 744개사 중 66.53%인 495개사가 상반기 순이익 흑자를 시현했고, 249개사는 적자를 냈다.

코스닥도 IT 업종의 주도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업황 및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IT 하드웨어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5.61% 증가하며 실적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정보기기와 반도체 업종은 각각 29.04%, 28.59% 증가하며 나란히 상승률 1, 2위에 올랐다.
반면 사드 직격탄을 맞은 오락·문화 업종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6% 감소했다.

올 하반기에도 코스닥은 글로벌 시장 흐름과 맞물려 IT를 중심으로 한 실적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올해 2.4분기까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의 실적 고성장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IT업종이 주도했다"면서 "3.4분기에는 2.4분기보다 전체 실적 상승세는 꺾이겠지만 IT업종의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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