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복지

[이슈헌터] 한 편의점 점주의 알바생 '주휴수당' 대처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6 10:00

수정 2017.08.26 10:00


서울의 한 편의점 알바생이 계산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정용부 기자
서울의 한 편의점 알바생이 계산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정용부 기자

지난달 4일 한국노동사회연구가 발표한 '2017년 청소년 및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실태'에 따르면 청소년 및 청년 아르바이트 일자리 편의점, 음식점, 주점·호프, PC방 등 10개 업종 중에서 시급 최하위 1위는 독서실·고시원(6,550원)으로 나타났다. 2위는 편의점(6652원)이었다.

최저 시급에 대한 찬반 논쟁도 격렬하지만 '알바 최전방' 편의점에선 최저시급 외에도 '주휴수당'을 가지고 점주와 알바생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었다.

먼저 주휴수당이란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상시근로자 또는 단기간 근로자에 관계없이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한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 대상이다. 보통 하루 6시간씩 3일만 일해도 요건은 쉽게 충족된다.



■ 한 편의점 점주의 알바 '주휴수당' 대처법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네티즌을 공분케 했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포털사이트의 한 편의점 브랜드의 가맹정주가 모인 카페에서 올라온 게시물이다.

이 댓글에서 한 가맹 점주는 주휴수당를 요구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대처하는 방법을 남겼다. 그는 "저는 항상 주휴수당으로 문제가 될만한 장기간 근무자 특히 야간근무자들은 횡령 자료를 꼭 만들어 놓는다"고 밝혔다.

그가 꼽은 '알바 블랙리스트'들의 횡령 자료란 흔히 '폐기'라 부르는 유통기한이 지난 편의점 음식을 알바생이 먹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말한다.

그가 횡령 자료를 모아두는 이유는 "알바생들이 주휴수당을 신고하면 자신은 횡령으로 형사 고소를 하기 위해서"라고 남겼다. 하지만 그는 "대신 카톡이나 문자같이 서면상으로 폐기를 먹어도 좋다는 걸 기록으로 남겨 놓진 마세요"라고 귀띔했다.

점주는 "구두로 허락은 했지만 알바생이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횡령죄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편의점 점주들 역시 "저 역시 그런 자료들을 간간이 모아둡니다", "잘했어요. 어차피 알바생들도 우리 사정 봐주는 것도 아닌데요"라고 맞장구쳤다.

하지만 젊은 층이 활동하는 한 커뮤니티에선 이 글이 공유되자 분위기는 냉랭했다. 한 네티즌들은 "이제 알바들은 점주의 말을 안 믿겠지. 알바생들도 폐기 먹으란 말을 녹음할 거다"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고작 700원짜리 삼각김밥 몇 개보다 점주가 내야 할 주휴수당이 더 많을 텐데"라고 남겼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폐기'가 되는 삼각김밥 /사진=정용부 기자
유통기한이 지나면 '폐기'가 되는 삼각김밥 /사진=정용부 기자

■ 폐기 먹는 게 절도 및 점유 이탈물 횡령일까?
폐기는 어차피 버려질 제품이다. 그러나 이 또한 가치가 낮을 뿐 업체의 재산으로 간주된다.

한 형사소송 전문 변호사는 "횡령이나 절도는 고의성이 중요하다. 정황상 알바생이 고의가 아니었다면 성립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알바생은 다른 알바생의 진술서나 CCTV 영상, 당사자의 녹음 내용 등 증거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한 공인노무사는 "점주가 고소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횡령죄가 성립되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점주와 알바와의 정황, 증거 그리고 업계 관행이 재판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나이 어린 알바생을 상대로 어떻게 해서든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소송으로 맞불을 놓는 점주의 행태는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전했다.

■ 노동상담 5건 중 1건은 '임금체불'
지난달 25일 서울시가 2016년 9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시민명예노동옴부즈만'을 통해 시민대상 무료 노동상담 2727건을 분석한 결과 20%(545건)이 '임금체불'에 관한 상담으로 나타났다. 5건 중 1건이 해당된다.


이는 매년 증가해 14년 2384건, 15년 3146건, 16년 3303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시는 7월부터 구별 2명씩 총 50명으로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주휴수당이나 임금체불에 대한 신고 문의는 자주 일어나는 단골이나 다름없다"며 "업주는 직원도 아닌 알바생에게 주휴수당을 줘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내용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키지만 개선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