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취업

만나서 직장 얘기만? 구직자 76% "‘취준생 패싱’ 경험했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8 09:24

수정 2017.08.28 09:24

/사진=인크루트
/사진=인크루트

‘코리아 패싱’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이슈에서 당사자인 한국이 빠진 채 논의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그런데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 중에도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취준생 패싱’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8일 발표한 ‘취준생 패싱, 취업준비 과정에서의 관계적 상처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경험자의 76%는 ‘취업에 성공한 또래 친구들로부터 소외감을 느꼈던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러한 소외감은 ‘늘 직장생활 얘기만 하는’ (30%) 친구들을 만날 때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SNS도 ‘취준생 패싱’을 느끼게 하는 주 온상 중 하나로 지목됐다. ‘(먼저 취업한 친구들이)SNS에 휴양지·음식점 등의 방문기를 남김’이 25%로 나타나 구직자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주 요인으로 꼽힌 것이다.


이어 ‘가족·친구 등에게 좋은 선물을 사줬다는 자랑을 함(15%)’, ‘결혼·출산을 비롯한 향후 인생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함(13%)’ 등의 사례도 취업준비생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들에게 미묘하게 긁히는 자존심에 적극적으로 화를 내기도 어려운 법. 구직자의 상당수(85%)는 이런 상황에 못내 신경을 쓰고 있지만, 대부분은 ‘거슬리지만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되뇌인다’(32%)거나, ‘그냥 참는다(24%)’고 답했다. 이 외 ‘그 일을 잊기 위해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활동을 한다(12%)’, ‘그 일을 무시해 버린다(11%)’ 등 수동적인 입장을 피력한 경우가 많았다.

한편, 이들에게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인간관계를 어떻게 구축해 왔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1%는 ‘좁고 깊은 관계’를, 22%는 ‘가족 등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예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놨다. ‘넓고 얕은 인간관계’를 유지했다는 의견은 27%에 그쳤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소외감은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이 세상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밀려오는 것”이라며, “취업난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구직 기간 중에는 주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가치관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문 소감을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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