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가계대출 산정때 미래소득 중요… 젊은층 주택 대출량 늘어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5 17:30

수정 2017.09.05 22:22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위한 금융회사 역할 모색방안 세미나
DSR활용 금융사 자율성 최대 보장, 고위험여신 심사강화
선진국보다 높은 연체이자율 개편… 취약차주 재기 지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한 '금융회사의 바람직한 역할 모색 방안'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한 '금융회사의 바람직한 역할 모색 방안'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가계대출 산정때 미래소득 중요… 젊은층 주택 대출량 늘어나

가계대출 산정때 미래소득 중요… 젊은층 주택 대출량 늘어나

이르면 내년 가계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DSR을 산출할 때 현재 대출 시점이 아니라 5년 또는 10년 미래 특정 기간 소득과 상환부담을 함께 적용해야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총부채상환비율(DTI)도 2∼3년간의 평균소득과 연령대를 감안해서 결정해야 할 것으로 권고됐다. 이 경우 소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젊은층이 유리해지고 전세자금 대출은 부담 요인에서 제외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대출이나 여러 건의 주택담보대출 등 고위험여신에 대한 대출심사는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중 채무자, 여신심사 강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5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포함되는 DSR과 관련, "고(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대출, 여러 건의 주택담보대출 등 고위험여신에 대해선 보다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이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금융회사의 바람직한 역할 모색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이달 중순 발표되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추진 방향에 대해 "가계소득 개선과 안정적 가계부채 관리라는 큰 틀 하에서 취약차주 배려방안,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 취약부문 관리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종합대책의 핵심인 DSR에 대해 "금융회사들이 차주의 상환능력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DSR이 도입되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한 정확한 상환부담 평가와 장래예상소득 등을 고려한 합리적 소득산정이 가능해지게 된다"며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획일적 한도 규제가 아닌 금융회사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DSR을 활용해 나가겠다"며 "금융회사들이 LTV, DTI 한도 내에서 무조건적으로 여신을 제공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차주의 소득과 채무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출, 장례예상소득이 중요

이날 세미나에서는 DSR 적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영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가계여신 심사과정 중 차주의 소득 인정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DSR 측정 때 자동차 과속 구간단속을 하듯이 대출 잔존기간을 고려해 상환부담을 평가하라"고 제안했다. 5년 또는 10년 등 미래 특정기간 예상소득과 상환부담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단순히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연 소득과 상환부담을 평가하도록 돼 있다.

그는 DSR 비율이 높은 차주가 대출을 신청하면 금융회사가 상환스케줄 정보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상환계획서를 받아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차주는 실제 상환부담을 느끼고, 금융회사는 차주 재무상황을 추가 판단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 소득 3500만원인 차주가 소득증가가 예상되면 대출이 승인될 수 있는 반면 연 소득 4500만원이어도 소득감소가 예상되면 대출이 거절될 수 있다. 또 일정 구간을 보기 때문에 2년이면 소멸되는 전세자금 대출은 상환부담에서 제외된다.

DTI도 2∼3년 평균소득을 고려해서 소득 안정성을 확인하고, 수십 년 장기대출은 연령대를 감안해서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DTI 규제는 전국으로 확대해서 차주별 규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이 강조되면서 대출접근성이 악화되는 문제를 막기 위한 보완장치도 규제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TI가 50% 이상으로 높은 주담대는 금융회사 주담대 전체 5% 이내만 허용하되 금융회사 책임을 일부 인정하거나, 저소득 고령 주택 보유자에게는 LTV가 낮으면 높은 DTI를 허용하는 등의 방식을 제안했다.

■연체이자율, 채무정상화 유인 감안해야

한국의 연체이자율이 선진국에 비해 높아 연체 채권자가 다시 정상적으로 채무를 이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은행권에서는 기한이익상실(2회 이상 상환을 연체해 만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 시 연체이자율이 약정이자율보다 6∼8%포인트 높다며 이는 부도이자율이 약정이자율보다 3∼6%포인트 높은 미국이나 0∼2%포인트 높은 영국, 3%포인트가 더 붙는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고 밝혔다.

기한이익이 존속한 상태에서 미납 상환액에만 붙는 지연 수수료도 한국은 약정이자율보다 5∼7%포인트 더 붙어 미국(약정이자율+3∼6%포인트), 영국(약정이자율+0∼2%포인트), 호주(약정이자율+2∼5%포인트) 등보다 높다.

이 때문에 채권이 부도가 났을 때 채권자인 은행은 손실 보전을 뛰어넘는 수준의 과도한 이익을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높은 연체이자율은 채무자의 부담을 높여 연체 차주의 재기를 어렵게 만든다고 김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연체이자율이 낮아지면 채무자가 대출금을 갚지 않는 전략적 채무 불이행을 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김 연구위원은 그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부도 시 초과수익에 대한 채권자의 유인이 있는지, 연체 채무자의 채무 정상화 유인을 제공하는지, 채권은행의 수익성.건전성에 대한 영향, 전략적 채무 불이행 여지를 함께 검토해 연체이자 산정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근본적.장기적으로는 신용시장 내 채권자 간 경쟁 활성화로 연체이자가 결정될 수 있도록 유도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현재 비용, 이자, 원금 순으로 변제가 이뤄지지만 원금을 우선 변제할 수 있다면 연체자의 채무 경감과 재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