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27일 정오까지 9만6086명의 주민이 피난해 430개 임시 대피소에 수용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7만6000명)보다 2만명 가량 늘어난 수다.
앞서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22일 오후 8시 30분을 기해 발리섬 최고봉인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6.0∼7.5㎞였던 대피구역을 반경 9.0∼12.0㎞로 확대했다.
아궁 화산 주변에서는 분화의 전조로 의심되는 이상 현상이 관측돼 왔다. 지난 25일 새벽에는 아궁 화산 동남쪽 암라푸라 지역에서 참새 수백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국립 인도네시아학술원(LIPI)의 조류 전문가인 모하마드 이르함은 "유황과 메탄 등 유독가스가 (아궁 화산으로부터) 흘러나온 탓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궁 화산의 분화구에서는 50∼200m 높이까지 연기가 치솟고 있으며, 지하에선 하루 1천여건에 육박하는 화산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는 26일 하루 동안 952건의 화산지진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중 373건(39%)은 지표면과 가까운 지점에서 발생한 '얕은 지진'이었다.
한편, 인도네시아 항공당국은 화산 분화로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이 폐쇄될 경우 발리행 항공기들을 자카르타 등 주변 10개 공항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높이 3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했으며 당시 인근 주민 110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