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는 조금 다르지만 추석처럼 풍요로운 결실을 기뻐하는 나라들도 있다. 그러나 시기와 명칭은 달라도 조상과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비슷한 것 같다.
러시아의 추석에 해당하는 날은 '성 드미트리 토요일'이다. 매년 11월 8일 직전의 마지막 토요일로 올해는 11월 4일이다.
이날 러시아 사람들은 가까운 친척과 모여 햇곡식,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조상에게 성묘한다.
프랑스에서는 11월 1일 '투생(La Toussaint)'이 바로 우리의 추석과 비슷하다. 가톨릭 축일인 '모든 성인의 축일'이기도 한 이날 프랑스인들은 고인의 무덤에 꽃을 바친다. 투생날에는 자신의 가족 뿐만 아니라 유명 인사들의 묘나 이름 없는 묘에도 꽃다발이 가득 쌓인다.
필리핀에는 매년 11월 1일과 2일, 이틀 동안 찾아오는 최대 명절 '만성절(all saint'day)'이 있다.
우리의 추석처럼 만성절에 필리핀 사람들은 고향을 방문하거나 평소 왕래가 어려웠던 가족을 만나고, 조상의 묘를 찾아 기도를 올린다. 연날리기를 하는 전통도 있다. 또 바나나 잎에 찹쌀, 코코넛, 설탕 등을 넣고 찐 전통음식 '수만'을 나눠먹는다.
캄보디아의 추석격인 '프춤번(Pchum Ben)'은 '쌀을 공유하다'는 뜻이다.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에 걸쳐 프춤번이 돌아온다. 공식적으로 3일 간의 연휴가 인정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춤번 기간을 전후해 약 2주간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죽은 조상들이 찾아와 2주 간 머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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