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아파트에 불이나 수십명의 사망자를 내 불에 타는 아파트 외장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불에 잘타는 외장재가 사용된 고층건물이 135동이나 남아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자유한국당 정종섭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별시 및 6대 광역시의 경우 101개동의 고층건축물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고 있고, 이중 68개동이 공동주택이어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고층건물 화재발생 건수는 400여건에 이르며 인명피해는 39명(사망 4명, 부상 35명), 재산피해는 93억 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초고층건물의 화재발생이 46건이며, 인명피해는 23명(사망 4명, 부상 19명), 재산피해는 81억 여원에 이른다.
고층건물이란 층수가 30층 이상이거나 120m 이상의 건축물을 말하며, 초고층건물이란 높이 200m 이상 또는 50층 이상인 건축물을 말한다.
2014년 이후 고층건물(아파트, 초고층 포함)의 화재발생 현황을 보면, 2014년 107건, 2015년 107건, 2016년 131건으로 매년 10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의 경우 5월 말 기준 5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2017년 6월 영국 웨스트런던 켄싱턴 북부의 24층 공공임대아파트 그렌펠타워(주상복합)에서 대형화재가 발생, 80여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대형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건물외벽에 설치된 가연성 복합 패널이 지목됐는데 건물 외벽에 설치된 알루미늄 복합 판넬 내부의 단열재가 연소하면서 화재가 확산됐다. 지난 2010년 부산 해운대의 주상복합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역시 4층에서 시작된 화재가 외벽 치장재인 알루미늄 패널로 옮겨 붙으면서 순식간에 37층까지 화재가 확산 된 바 있다. 이처럼 가연성 외장재가 고층건물 화재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현행 건축법 및 동 법 시행령은 '상업지역 건축물 중 일부'와 '6층 이상 또는 높이 22미터 이상' 건축물의 외벽에 사용하는 마감재료는 방화에 지장이 없는 재료로 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축법령 개정으로 고층건축물의 불연성 외장재 사용이 의무화된 후 건축된 건축물은 강화된 기준이 적용됐지만 문제는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법령 개정 이전에 건축된 고층건물들이다. 기준 강화시점 이전 고층건축물 2107동(91%)에 대해 정부가 전수조사(2017년 7월)한 결과 135동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97개동이 공동주택이다. 가연성 외장재가 사용된 고층건축물은 화재 발생 시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정 의원은 "고층건물의 화재가 매년 100여건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가연성외장재가 사용된 고층건물이 전국에 135동이나 존재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민간건축물의 경우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자발적인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등 가연성외장재의 교체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 부처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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