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그것을 알려주마] 골목에서 큰 길로 진입할 때 깜박이는 왼쪽? 오른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8 09:00

수정 2017.10.28 09:00


당신이 운전자라면 어느쪽 방향지시등을 켜시겠습니까? /사진=용환오 기자
당신이 운전자라면 어느쪽 방향지시등을 켜시겠습니까? /사진=용환오 기자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방향지시등으로 자신이 진행할 방향을 뒤차에게 알린다. 왼쪽이면 왼쪽 방향지시등, 오른쪽이면 오른쪽 방향지시등으로 말이다.

이 단순한 명제가 의외로 혼란스러운 지점이 있다. 바로 골목에서 큰 도로로 우회전해 합류할 때이다. 운전자는 어느 쪽 방향지시등을 켜야 할까?

평소 왼쪽 방향지시등을 켠다는 운전자 김모씨는 "운전을 처음 시작했을 땐 학원에서 배운 것 처럼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켰다.

그런데 운전을 하다 보니 앞차가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고 도로에 진입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 뒤로는 나도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고 있다"고 밝혔다.

"어차피 골목에서 도로로 나갈 땐 모두가 오른쪽으로 나가니 굳이 뒤차에 나의 진행방향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차선을 바꿀 때처럼 달려오는 차에게 내가 진입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며 자신이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이유를 설명했다.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고 진입하고있다. 이날 91대 차량 중 16대의 차량이 왼쪽방향지시등을 켰다 /사진=용환오 기자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고 진입하고있다. 이날 91대 차량 중 16대의 차량이 왼쪽방향지시등을 켰다 /사진=용환오 기자
반면,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켠다는 운전자 박모씨는 "나가려는 방향이 오른쪽이기 때문에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당연하다.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아도 차가 도로에 일정 부분 나오면 달려오는 차는 곧 진입할 것이라고 인지 한다. 내가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면 뒤차에게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자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같은 논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 운전자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27일 화곡역 사거리 인근에서 1시간 동안 직접 관찰해보았다. 골목에서 큰 길로 진입하는 91대의 차량 중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고 진입한 차량은 총 14대였다. 왼쪽 방향지시등을 켠 차량은 16대로 2대가 더 많았다.(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진입하는 차량은 61대였다.)
/그래픽=용환오 기자
/그래픽=용환오 기자
서울시 경찰청에게 문의해보았다. 교통안전과 관계자는 "법규상에는 가능 방향으로 지시등을 켜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원칙상으로 맞다는 말이다.

'도로교통법 제38조 1항'을 살펴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좌회전·우회전·횡단·유턴·서행·정지 또는 후진을 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바꾸려고 하는 경우에는 손이나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로써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신호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그것을 알려주마] 골목에서 큰 길로 진입할 때 깜박이는 왼쪽? 오른쪽?
"운전자들이 골목에서 진입할 때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은 직진하는 차량에게 알려 안전을 위한 것인데 이것을 문제 삼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도로교통법 제156조를 근거로 단속할 수 있지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었다.

또한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뒤차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겠으나 보통 골목길에서 큰 길로 진입할 때 빨리 달리는 상황도 아니고 천천히 차례차례 끼어드는 상황이라 위험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규상에는 가는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yongyong@fnnews.com 용환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