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순한 명제가 의외로 혼란스러운 지점이 있다. 바로 골목에서 큰 도로로 우회전해 합류할 때이다. 운전자는 어느 쪽 방향지시등을 켜야 할까?
평소 왼쪽 방향지시등을 켠다는 운전자 김모씨는 "운전을 처음 시작했을 땐 학원에서 배운 것 처럼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켰다.
"어차피 골목에서 도로로 나갈 땐 모두가 오른쪽으로 나가니 굳이 뒤차에 나의 진행방향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차선을 바꿀 때처럼 달려오는 차에게 내가 진입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며 자신이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이유를 설명했다.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자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같은 논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 운전자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27일 화곡역 사거리 인근에서 1시간 동안 직접 관찰해보았다. 골목에서 큰 길로 진입하는 91대의 차량 중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고 진입한 차량은 총 14대였다. 왼쪽 방향지시등을 켠 차량은 16대로 2대가 더 많았다.(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진입하는 차량은 61대였다.)
'도로교통법 제38조 1항'을 살펴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좌회전·우회전·횡단·유턴·서행·정지 또는 후진을 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바꾸려고 하는 경우에는 손이나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로써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신호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도로교통법 제156조를 근거로 단속할 수 있지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었다.
또한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뒤차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겠으나 보통 골목길에서 큰 길로 진입할 때 빨리 달리는 상황도 아니고 천천히 차례차례 끼어드는 상황이라 위험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규상에는 가는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yongyong@fnnews.com 용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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