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부담 떠안나
주담대 고정금리 전환위해 제2금융권서 사야할 MBS 은행권에 매입 협조 구할듯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장기 고정금리로 분할해주는 안심전환대출이 올 연말 추진되는 가운데 이번에도 정부가 은행들의 팔비틀기를 재현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주택금융공사가 제2금융권의 주담대 채권을 사들여 주택저당증권(MBS)으로 유동화해야 하는데, MBS를 사들여여하는 제2금융권의 매입 여력이 부족해 결국은 은행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은행들에게 MBS 인수에 대한 협조를 구할 계획이어서 제2금융권의 주담대채권 리스크가 은행으로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금리 낮추려면 주금공 부담 커
10월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2금융권 안심전환대출은 올 연말 5000억원 규모로 진행되며 대출 수요에 따라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제2금융권 안심전환대출의 성공여부는 장기 분할이 아닌 '금리'다.
현재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5~9% 수준으로, 3~5년 만기의 일시상환 구조로 돼있다. 대출금리가 3~5%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안심전환대출 수요가 많지 않을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일시 상환 주담대를 장기분할로 전환할 경우 이자만 갚는 게 아닌 원리금을 함께 갚기 때문에 매월 상환액이 종전보다 훨씬 많아진다. 저축은행의 경우 서민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금리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경우 원리금 동시상환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축은행의 주담대 채권이 선순위가 아닌 후순위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즉 은행에 이어 후순위인 경우가 많아 MBS로 유동화해도 후순위의 리스크가 MBS 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에 금리를 크게 낮추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며 "은행도 겨우 1%포인트 낮췄는데 후순위인 제2금융권 주담대 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낮추기에는 MBS로 유동화하는 주금공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금공의 증자 여부를 검토하고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주금공에 대한 내년 예산은 불과 주택연금 관련 등 1000억원이다. 금융위는 4400억원의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기재부가 줄였다.
■ 은행이 2금융권 MBS 사야 하나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단위조합들이 고금리 주담대채권을 주금공에 싸게 매각하고 낮은 금리의 MBS를 매입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들의 재정구조상 고금리 대출채권을 저가에 내주고 저리의 MBS를 매입할 경우 손실이 만만찮다.
지난 2015년 은행권도 연 3%대 중반의 주담대채권을 매각하고 2% 초반의 MBS를 매입하는 등 34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추진하면서 3000억원 수준의 손실을 입었다. 제2금융권은 고금리 주담대인 만큼 5000억원 규모라고 해도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최고 9% 금리의 주담대채권을 금리 3~4% 수준의 MBS로 교환할 경우 금리차만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올 상반기부터 고위험 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된 상황이다. 2020년까지 충당금 적립비율이 강화되는 만큼 이들이 저리의 MBS를 매입할 자금여력은 별로 없다. 상호금융 단위조합도 충당금 적립 규제 강화 등으로 반발이 클 전망이다.
결국 제2금융권의 MBS를 사줄 곳은 은행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2금융권의 자금사정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단 은행 등에게 MBS 매입에 대해 의견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 리스크를 부담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자금여력이 있는 보험사가 매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문제는 안심전환대출의 금리 산정문제로 귀결된다. 금융권을 압박해 최대 9% 수준인 제2금융권 주담대 금리를 3~4%대의 낮은 금리로 전환시킬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문제 때문에 이번 정책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밀어부쳤다는 후문"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