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고용노동부, 민주노총 법률원 등에 따르면 고용부는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2738개 사내 하도급장 조사를 통해 449곳에서 불법 파견을 확인했다. 고용부는 사업장에 직접 고용을 명령하고 모두 이행된 경우 사법처리를 하지 않았다.
■직접 고용 의무만 강제..처벌 회피수단 지적
문제는 고용부가 직접 고용 의무만 강제할 뿐 고용 형태와 계약 기간 등과 관련해서는 아무 지침을 보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사업장에서 수년간 불법 파견 형태로 근로자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6개월 단기 근로계약을 맺고 처벌을 피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과 고용부 해석에 따르면 최근 불법 파견 논란이 제기된 파리바게뜨 역시 도급 직원들과 6개월 단기 계약을 맺으면 문제가 없는 셈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현장에서는 근로자가 오히려 본사 직접 고용을 거부하고 떠나는 경우마저 나타난다. 사업장에서 근로자와 단기 계약을 맺고 기간을 연장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 현재 불법 파견으로 전국 199개 사업장 근로자 3379명에 대해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했지만 절반이 넘는 1911명(56.5%)은 스스로 거부했다. 탁선호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기업이 근로자들을 직접 채용하는 과정에서 단기 계약을 강제하기 때문에 현장 직원들이 이를 거부한채 다른 사업장을 찾는다”며 “근로자가 직접고용을 자발적으로 거부하면 적발된 기업은 처벌을 피할 수 있어 고용부 시정 조치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형태 갈등도..고용부 "명확한 규정 없어"
올 9월 고용부에서 불법 파견 판정을 받은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하청업체 직원 325명을 직접 고용하는 과정에서 고용 형태를 두고 직원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사측이 일부 직원들의 노동법 위반 고소·진정을 포기해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이를 거부하면 1년 계약 조건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탁 변호사는 "불법 파견 근로자를 사용한 사업장에서 직접 고용해야 할 근로자들에 대해 계약 조건을 차별하는데도 고용부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행 파견법상 직접 고용을 정규직으로 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비정규직으로 단기 계약을 해도 문제는 없다”면서도 “다만 계약 기간이 지나치게 짧거나 직접고용의무를 면하기 위한 조치라면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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