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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에게 선물 사주고 싶다"...韓·인니 정상, 와이셔츠 차림으로 쇼핑몰 '깜짝 방문'해 우정 확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9 21:59

수정 2017.11.09 22:19

문재인 대통령-조코 위도도 대통령, 닮은꼴 역사-인생행로 고리로 
2006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11년만에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 
위도도 대통령 "문 대통령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며 인근 쇼핑몰로 안내
인니 전통옷 선물, 나란히 기념촬영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현지시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안내로 인근 대형몰에서 주스를 함께 사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현지시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안내로 인근 대형몰에서 주스를 함께 사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조은효 기자】9일 오후 우중(雨中) 자카르타에서 약 60km떨어진 보고르 대통령궁 인근 한 대형 쇼핑몰. 한국과 인도네시아 두 정상이 와이셔츠 차림으로 나란히 깜짝 등장하자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가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시민들을 향해 손인사로 화답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을 마친 위도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다"며, 전동카트를 타고 약 1km 가량 떨어져 있는 중저가 쇼핑몰로 안내했다. 선물은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인 바틱. 밝은 표정으로 인니 전통의상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두 정상은 양국 앞날에 기념이 될 '특별한 날'을 만들었다.

앞서 대통령궁에서 기념식수 과정에서 위도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삽을 뜰 수 있도록 우산을 씌워주며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쇼핑몰 '깜짝등장'에 이어 다시 대통령궁으로 돌아온 두 정상은 양국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확대정상회담'에 돌입했다.

두 정상은 참여정부 당시인 지난 2006년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11년만에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주변 4대 강국 수준으로 아세안과의 관계를 격상시키겠다"고 밝힌 '신남방정책'에 대한 구상을 제시하고, 인도네시아와의 경제·외교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현지시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기념식수를 한 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안내로 인근 비티엠 보고르 몰에 들러 전통의상인 '바틱'을 선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현지시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기념식수를 한 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안내로 인근 비티엠 보고르 몰에 들러 전통의상인 '바틱'을 선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맥락 아래 양국은 △외교장관·국방장관 2+2 회의 신설 △방산분야 협력확대 △2022년까지 교역액 300달러로 확대 △인프라 투자 협력 △교통 인프라 협력 △ 한국 자동차 산업 인도네시아 진출 협력 등을 약속했다. 특히 양 정상은 방산분야 협력(현재 총 27억 달러 규모)이 양국간 상호신뢰와 전략적 파트너십의 상징임을 재확인하고,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인도네시아 잠수함 구축 사업에 협력을 더욱 강화해 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입찰을 앞두고 있는 총 12억 달러 규모의 잠수함 3척 수주에 대한 인니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동포간담회에서 "인도네시아는 잠수함과 차세대전투기를 우리와 공동 개발하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 정상은 또 이날 양국 정부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인도네시아 국민주택건설사업, 자카르타 경전철프로젝트, 신도시건설사업, 자동차산업 등에 대한 협력을 다짐했다.

양측간 이런 빠른 신뢰구축엔 양국이 식민지배와 독립, 민주화와 경제성장이란 비슷한 역사적 행로를 걸었다는 점, 나아가 두 정상간 닮은꼴 행보가 촉매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양국간 경제협력이 체결됐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양국간 경제협력이 체결됐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도 두 나라가 공통점이 많다"며 "두 나라 모두 식민지배와 권위주의 체제를 겪었지만 그 아픔을 극복하고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길을 성공적으로 걸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9세기 초부터 네덜란드의 식민지배에 놓였으나 20세기 초 민족주의 독립운동을 전개했으며, 태평양전쟁 당시(1942년) 일본에 점령당했으나 일제 패망 직후 독립에 이른 역사를 갖고 있다.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 첫 정권교체이자 문민정부 출범을 달성한 위도도 대통령은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구판매업에 종사하다가 친서민.비(非)엘리트주의를 앞세워 정계 입문 9년 만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권력 핵심인 프라보워 수비안토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당선 직후 "이권(利權)정치 근절과 경제개혁으로 인도네시아를 중진국 반열에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점은 가난한 피란민의 아들로 정계 입문 약 6년만에 대권도전에 성공, 탈권위주의 행보와 함께 정치.경제개혁에 나서고 있는 문 대통령과 유사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저와 위도도 대통령은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과 서민행보, 소통 등에서 닮은 면이 많다"면서 "위도도 대통령과 앞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 측은 이날 문 대통령이 케이팝(K-POP)열혈 팬인 위도도 대통령 딸의 결혼식에 맞춰 샤이니 민호의 축하 동영상과 엑소(EXO)서명이 담긴 CD를 위도도 딸에게 선물했다고 밝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