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fn이사람]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 제작 정지환 몬스터스튜디오 대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6 16:23

수정 2017.11.26 23:01

"이발소 배경, 사람 사는 얘기 풀어내"
[fn이사람]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 제작 정지환 몬스터스튜디오 대표

"TV에서 방영되는 브레드 이발소를 보고 재미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펑펑 울 것 같습니다. 이것이 요즘 제가 사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미국의 스폰지밥처럼 한국 하면 떠오르는 국민 캐릭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치며 애니메이션 제작에 올인하는 청년 감독이자 기업인이 있다. '식빵'을 대표 캐릭터로 내세운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를 제작한 몬스터스튜디오의 정지환 대표(사진)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정 대표가 만든 브레드 이발소는 이발소 사장이자 이발사인 브레드와 '비정규직' 조수 윌크, 캐셔 '초코'와 이발소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다.

애니메이션의 타깃은 영유아가 아닌 10~20대 여성이다.

정 대표는 "브레드 이발소는 소시민의 애환을 음식으로 달래주는 영화 '심야식당'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며 "애니메이션의 진짜 주인공도 사실 '이발소'다.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 즉 빵과 디저트 캐릭터들을 통해 사람사는 얘기를 풀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데이트에서 번번이 퇴짜 맞는 곰보빵은 브레드 이발사에게 곰보를 없애달라 찾아오고, 똑같은 틀에서 나왔지만 유난히 머리가 커 차별 당하던 대두 머핀은 브레드 이발사의 솜씨로 변신에 성공해 사랑받는 제품으로 거듭나는 등 현실 속 희로애락을 애니메이션에 담았다.

이 같은 스토리는 대부분 정 대표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식빵과 디저트를 소재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정 대표는 다니던 직장을 나와 창업을 했다. 당시 임신 중이던 아내가 출근을 하면 집 근처 커피숍에서 하루 6~ 8시간 스토리와 디자인을 구상, 2~3주 만에 메인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를 완성하고 한달 만에 디자인을 완성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5분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각종 정부 지원사업을 신청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포기하고 취업해야 하나' 생각할 무렵 광주에서 기회를 얻었다. 이후 정부 지원자금도 받고 기업과 협업을 통한 캐릭터 상품도 내놨다. 해외 수상은 물론 바이어에게 좋은 반응도 이끌어냈다. "1인 기업으로 시작해 현재 12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탄탄한 시나리오를 위해 예능작가 출신 이소영 작가와도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올해 10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이 중 4개의 콘텐츠를 뽑아 내년 초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적극 알릴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공중파 TV 방영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캐릭터를 활용한 완구나 피겨 판매도 추진 중이다. 정 대표는 "콘텐츠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스토리에 승부를 걸 생각"이라며 " 지브리나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제가 애니메이션에 빠진 것 처럼 어른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