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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반려 산업 선진국 일본을 가다] 유기견을 재난구조견으로… 히로시마 살처분 '제로' 만들었다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7 18:05

수정 2017.11.27 18:05

(中) NGO 구호단체 '피스윈즈재팬'의 피스완코 프로젝트
살처분 위기 놓인 유기견 데려와 치료.교육 거쳐 구조견 활용하거나 입양
현재 견사 4곳서 1700여마리 보호.. 첫 구조견으로 변신한 '유메노스케'
히로시마 산사태.네팔 지진 등서 실종자 발견
아시아 6개국 참여하는 '에이팟' 만들어 구조견과 함께하는 글로벌 구호활동중
피스윈즈재팬의 마스코트 유메노스케
피스윈즈재팬의 마스코트 유메노스케

[동물반려 산업 선진국 일본을 가다] 유기견을 재난구조견으로… 히로시마 살처분 '제로' 만들었다

【 히로시마(일본)=강규민 기자】 일본에 근거지를 둔 피스윈즈재팬은 세계적인 비정부기구(NGO) 구호단체로 사람은 물론이고 일본내 대표적인 동물구호 단체다. 오니시 켄스케 대표가 이끌고 있는 피스윈즈재팬은 지난해 기준 연간 600억원에 이르는 예산으로 아프가니스탄, 가자지구, 스리랑카, 네팔 등 11개국에 사무소를 운영하며 연간 30만명에게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일본 내 초고령화 지역의 재생사업과 동물복지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피스윈스재팬이 운영하는 동물복지 프로젝트인 피스완코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봤다.

■피스완코 프로젝트로 살처분 제로 실현

피스윈즈재팬은 유기견 보호 사업인 피스완코재팬(Peace Wanko Japan) 프로젝트를 통해 히로시마현에서 유기견,유기묘 살처분 제로를 실현해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피스완코프로젝트를 통해 살처분 위기에 놓인 유기견을 치료,교육훈련 등을 거쳐 구조견으로 활용하거나 입양하는 방법으로 일본 광역자치단체 중 살처분이 가장 많았던 히로시마현 전역의 개 살처분을 제로(0)로 만들었다.
지금도 1700여 마리가 넘는 유기견을 보호하며 일본 최대의 유기견 보호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피스윈즈재팬이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통해 입양한 보호견은 700여마리가 넘는다. 피스윈즈재팬은 히로시마현에만 4곳의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보호소에는 직원 50여명과 수의사 3명이 있으며 수의사들은 매일 4개 견사를 차례로 방문해 유기견의 상태를 살핀다. 모든 보호소는 도심에서 떨어진 깊은 산속에 위치해 주민들에게 소음이나 악취 등의 피해를 최소화 한다. 각 보호소들도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을 막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다. 4개 보호소에 머무는 2200마리 이상의 유기견들은 피스윈즈재팬의 체계적인 위생관리 및 개들의 복지를 우선시한 운영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피스윈즈재팬은 히로시마에 1700여마리의 보호견을 수용하는 제4견사에 이어 제5,6견사를 건설 중이다. 이들 견사가 준공되면 3000여마리의 보호견을 수용할 수 있게된다.

■피스완코의 마스코트 '유메노스케'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구조된 유메노스케는 피스윈즈재팬의 유명세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니시 대표는 히로시마에서 살처분 직전의 유기견을 데려와 구조견으로 훈련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살처분실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생후 4개월된 강아지를 약 6개월간의 건강관리와 교육훈련을 통해 재난구조견으로 키웠다.

이 구조견은 2014년 히로시마 산사태를 시작으로 네팔 지진, 대만 태풍 현장 등 재난 현장에 투입돼 무너진 건물 속에서 실종자 발견 성과를 거뒀다.사람이 죽이려던 유기견이 사람을 살리는 기적을 이룬 것이다.

유메노스케 이야기는 각종 매체 등을 통해 일본 전역에 퍼지며 후원금이 쏟아졌다. 유메노스케의 힘으로 지난해에만 3만여명으로부터 100억원의 민간 후원금이 모아졌다.

■에이팟으로 글로벌 구호활동 강화

에이팟은 피스윈즈재팬의 일본을 위한 구호단체인 시빅포스에서 글로벌로 범위를 확장한 개념이다. 시빅포스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구조헬기로 재해 현장을 가까이에서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실시간 전파했으며 600여 기업과 시민 5만명의 후원, 350억엔의 모금을 이끌어냈다. 정부-기업-NGO-시민이 협업하는 재팬 플랫폼의 경험이 축적됐기에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다.

피스윈즈재팬이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면서 하나의 일본 NGO로서는 다 커버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된 것이다. NGO-기업-정부를 잇는 재팬플랫폼과 일본 내 구호활동에 초점이 맞춰진 시빅포스까지 만들며 대규모 재난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버전으로 넓혀가고 싶다는 생각이 이끌어 낸 결과다.

에이팟은 일본과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6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플랫폼이다.
아시아의 실정에 맞는 플랫폼을 만들자 생각했고, 이게 잘되면 새로운 형태의 국제기관 시초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외무성은 유엔과 적십자사에 내는 정부 분담금을 에이팟에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피스윈즈재팬은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통해 구조된 개들을 유기견들을 구조견으로 양성한 후 에이팟의 구호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camila@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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