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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반려 산업 선진국 일본을 가다] 17개 일본 대기업, '재난구호활동 조직' 만들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9 17:47

수정 2017.11.29 17:49

(下) 일본 선진사례를 한국에 전파
소프트뱅크·기린…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17개 일본 대기업, '재난구호활동 조직' 만들어
피스윈즈재팬이 만든 재난구호플랫폼 '에이팟' 민간차원 조직 'SEMA' 발족
한국도 지진 안전지대 아닌 만큼 민간 주도 대피.구호 지원을
[동물반려 산업 선진국 일본을 가다] 17개 일본 대기업, '재난구호활동 조직' 만들어

【 히로시마(일본)=강규민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경주, 올해 포항 등 연이어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우리나라에 지진 관련 전문가도 40여명에 불과해 지진에 대처할 수 없다.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에 맞는 지진 대응 시스템과 행동 요령을 작성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난 대응에 있어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그런 일본은 여전히 재난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군사긴장과 지진, 자연재해에 의한 위험도가 높아지는 우리나라에도 재난대응을 위한 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피스윈즈재팬이 일본에서 지난 8월 발족한 SEMA(Social Emergency Management Alliance)는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재난구호 모델이다. SEMA는 재난과 재해가 발생했을 때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이 힘을 모아 구호활동을 하는 조직이다. SEMA에는 17개의 일본내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재난발생 때 긴급 구난활동 및 물자 제공 등의 활동을 펼친다.

우리나라의 네이버와 같은 야후재팬이 사무국을 운영한다. 야후재팬은 인터넷 미디어와 상품서비스 및 6개의 비영리조직을 지원하는 모금플랫폼도 가지고 있다. 내각부, 광역자치장회, 기초자치단체장회가 SEMA의 각종 행정적인 지원을 펼친다.

SEMA는 우선 각 조직 담당자간의 비상연락 훈련부터 시작한다. 이후엔 전용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중핵간의 연결을 지속하고, 긴급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을 진행하는 등 전문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난대응에 대한 모듈이 없다는 현실에 부딪혔다. SEMA와 같은 개념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으나 현실적으로 실행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6년 구마모토 지진이 발생했을 때 더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일단 SEMA에 함께 하고자 하는 기업과 비영리조직이 먼저 시작하게 됐다.

재해 대응 시 가장 큰 문제는 재난지역에서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였다. 지진이 발생하면 많은 기업들이 구호물품을 정부에 제공하지만 이 물품들은 현지에 제때에 도착하지 않고 현청에 쌓이기 일쑤였다. 같은 시간 일분일초가 아까운 현장에서는 물품의 공급부족으로 긴급구호와 대응에 애를 먹었다. 미디어에서는 창고에 물품이 쌓이는 점만 보고 더 이상의 물자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도하고, 정작 현장에서는 피해민에게 물자가 제공되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각 지역에 어떤 물품이 부족한지 실시간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정부에게만 물품을 지원하던 기업들은 새로운 방식의 재난대응에 눈을 뜨게 됐다.
국가의 대응 만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이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취지다.

에이팟 관계자는 "전국단위로 활동하는 조직들만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일하는 단체들이 가입을 하고 싶어한다"며 "재난은 지역단위로 발생하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각자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비영리조직이 함께 할 때 SEMA의 재난대응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EMA는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조직과 개인들이 협력하는 이른바 '콜렉티브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조직 운영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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