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잇단 기부금 비리… 기부 온정도 식을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3 17:07

수정 2017.12.03 17:07

기부경험자 기부 늘었지만 기부의향자는 4.6%P 줄어
재무정보 국세청 공시 등 모금단체 투명성 제고 시급
지난달 29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 사진=최용준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 사진=최용준 기자

최근 불우아동을 위한 기부금 128억원을 유용해 논란이 됐던 '새희망씨앗' 사건, 희귀병 딸을 위한 기부금 12억원을 챙긴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등 잇단 기부관련 비리가 연말연시 온정 나누기에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 그러나 기부 양극화 현상 속에 기존 기부 참여자의 기부 횟수와 금액이 늘고 있는 데다 모금단체들도 건강한 시민의식을 기대해 결과가 주목된다.

■"우려되지만 건강한 시민의식 기대"

3일 모금단체 등에 따르면 이영학 사건 등으로 기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우려했으나 기부금이 급감하지는 않았다는 전언이다. 구세군은 올해 모금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올렸다. 구세군자선냄비본부 임효민 사관은 "12월은 집중모금 기간으로, 지난해 이 기간 목표액은 78억원이었지만 올해는 80억원"이라며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지만 건강한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들의 동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재단은 기부 비리사건 이후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아란 아름다운재단 기금개발팀장은 "기부는 이미지, 신뢰도 등 감성적 부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고, 기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한 해"라고 설명했다.

직장인 정기현씨(26.여)는 지난 7월부터 모 국제구호단체에 매달 3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정씨는 "이영학 사건을 보면서 고민이 생긴 것도 사실이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기부금이 아프리카 식수사업에 쓰여 계속 (기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백상열씨(29) 역시 "기부금 횡령, 비리는 워낙 특수한 사례"라며 "장학금 가운데 매달 5만원씩 기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백씨는 6년 전부터 매달 1만원을 모금단체에 기부하다가 지난해부터 금액을 올렸다. 지난해 기부금액을 올리기 위해 전화했을 때 기뻐하는 모금원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외부감사보고서 도입, 시민 감시 필요"

기부 온정은 이어지지만 모든 시민이 기부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통계청 '2017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기부 경험자는 26.7%로, 2011년 36.4%에서 감소했다. 앞으로 기부의향이 있는 사람 역시 41.2%로, 2011년 45.8%에 비해 줄었다. 기부하지 않는 이유는 △경제적 여유 없음(57.3%) △관심 없음(23.2%) △기부단체 신뢰 못해(8.9%) 등을 꼽았다.

반면 기부 경험자에 의한 기부는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기부경험자의 연간 기부횟수는 8.7회로, 2년 전 7.7회보다 늘었다. 연간 1인당 평균 기부금 역시 31만원에서 37만8000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모금단체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의한 기부 기피는 당장 해결이 어렵지만 기부경로의 61%를 차지하는 모금단체의 신뢰성 개선방안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비영리기관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가이드스타 박두준 사무총장은 △기부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재무정보 요약 △재무정보 국세청 공시 △외부감사보고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사무총장은 "재무정보의 투명성을 올리기 위해 시민에 의한 대중감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부자들도 공익법인 재무표를 공시하도록 요청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