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문 대통령 訪中 결산] 사드타격 '현대차 구하기' 나선 文대통령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7 18:19

수정 2017.12.18 00:54

방중 마지막날 충칭공장 방문
인니.베트남 이어 중국서도 현대차 지원 전방위 세일즈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중국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함께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방문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노영민 주중대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수행했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 측에서는 정의선 부회장, 쑤허이 베이징자동차 회장이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중국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함께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방문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노영민 주중대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수행했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 측에서는 정의선 부회장, 쑤허이 베이징자동차 회장이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 訪中 결산] 사드타격 '현대차 구하기' 나선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베트남에 이어 중국에서도 정상외교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현대차 지원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북경현대 충칭 제5공장(생산능력 연간 30만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2017년 현대차를 어렵게 한 대외요인이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어려움을 만드는 대외요인이 있으면 정부가 해소할 것"이며 "북경현대차가 더 힘차게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북경현대가 설립된 지 12년 만인 2014년 중국 내 연간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섰으나 사드배치가 추진된 2016년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판매량 감소를 겪었다. 특히 올해는 당초 목표치(114만대)보다 32% 감소한 78만대밖에 팔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전날 리커창 중국 총리와 면담에서도 "사드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분야가 많다"며 한.중 관계 정상화에 따른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리 총리는 "중.한 관계가 발전하면 한국 기업이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며, 중.한 관계의 봄날도 기대할 만하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현대차 충칭공장 방문은 그런 점에서 한.중 관계가 완전한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사드보복 여파로 지난 몇 달간 침체됐던 생산라인도 문 대통령의 방중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북경현대에서 근무하는 조선족 최권옥씨는 "다들 한국 대통령의 방문에 너무 흥분해 있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따 문 대통령에게 셀카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현대차 챙기기는 비단 중국에서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당시엔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양국 정부 간 자동차산업 협력 대화채널을 만들자고 제안, 일본 자동차들이 장악한 인니시장에서 현대차가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줬다. 정상 간 우호적 분위기 속에 현대차는 문 대통령의 인니 방문 이후 약 한달 만인 지난 12일 인니 10위권 기업인 AG그룹과 함께 지난 12일 내년 5월 상용차 전문 합작법인을 세우는 내용의 계약을 했다.

문 대통령의 잇단 현대차 구하기는 사드보복의 학습효과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현대차의 해외 생산.판매기지 다변화가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는 게 현재 청와대와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신북방정책 구상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 한.러 간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현대차 띄우기를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자동차산업에 미칠 영향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재계 1위 삼성이 반도체 호황을 타고 순항하고 있는 반면 재계 2위 현대차는 파업과 실적부진으로 시총 10위 그룹 중 나 홀로 역주행하고 있는 데다 수소차.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의 도전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문 대통령의 기업 챙기기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어 지난달 11일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한국 자동차 부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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