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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달러-원 환율, 슈퍼달러 끌어내린 트럼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9 16:09

수정 2017.12.29 16:09

2017년 달러-원 환율, 슈퍼달러 끌어내린 트럼프


2016년 12월 달러-원환율은 ‘슈퍼달러’에 1200원 대를 나타냈으나, 1년만에 약달러로 완전히 돌아섰다.

2017년 1월2일 달러-원 환율은 1206원으로 장을 시작했으며, 다음날인 3일 1년 장중 최고가인 1211.8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12월 28일에는 130원이 넘게 빠진 1070원이라는 장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트럼프 행정부 취임을 앞두고 있었던 1월은 달러-원 달러 변동성이 매우 컸다.

먼저 1월 3일에는 2016년 12월 PMI가 5년 8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이탈리아 유로존 탈퇴우려가 커지면서 달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2016년 슈퍼달러에 뒷심을 받으며 1211.8원이라는 장중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다.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종가 기준으로 최고치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5일에는 달러-원 환율이 20원 이상 폭락하면서 9거래일 만에 1180원대에 진입했다.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서 강달러 우려와 트럼프 정부 정책 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이 언급되면서 달러 약세현상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KIEP 등 국내 국책연구기관들도 미국이 상반기 중에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달러-원 환율은 급락했다. 이날 환율 등락률은 -1.67%로 2017년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1월 9일, 달러당 1208.3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2017년 종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6년 12월 시간당 평균임금이 2009년 6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내면서 달러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안화도 0.87%올린 6.9262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6개월만에 최대 절하폭을 기록했다. 위안화와 동조성을 보이는 원화가치도 떨어지면서 달러-원 환율은 2017년 종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날 환율 등락률은 1.28%로 1년새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1월 12일, 트럼프의 취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기서 재정정책 관련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달러-원환율은 11.7원 빠져 다시 1184.7원을 나타냈다.

이렇게 1월 중순을 지나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실망감이 더해졌고 이에 따라 달러는 하방 압력을 받았다. 2월에는 트럼프가 중국, 일본, 독일을 대상으로 환율을 조작한다고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가 통화가치를 중시하는 무역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해석한 시장은 이를 달러 약세 재료로 소화했다.

3월 2일, 3일에는 이틀 연속 달러-원 환율이 10원 넘게 뛰었다. 미국 3월 FOMC의 금리 인상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 후에는 하락세로 다시 돌아섰다.

달러화의 차익실현 관련 물량이 나온데다 점진적으로 인하한다는 발언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가 EU를 탈퇴할지도 모른다는 넥시트 우려도 유로화를 상승시키면서 상대적인 달러 약세를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1130원 지지선은 유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4월에 여러 이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달러 강세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강경한 반응을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져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또 미중 정상회담, 미국의 시리아 공습 등도 달러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5월에는 1116원까지 떨어졌다. 주요 원유국들의 감산 연장합의에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트럼프의 친성장 정책이 지연됨에 따른 우려 그리고 제임스 코미 FBI국장 해임 이후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도 달러 약세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또다시 달러-원 환율이 7월 6일에는 1157원으로 올라왔다. 7월4일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도 UN 안보리에서 독자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북핵 리스크가 다시 대두됐기 때문이다.

7월 20일에는 트럼프케어 상원통과가 불발되면서 일주일세 30원이상 달러-원환율이 급락했다. 저점 의식을 하고 반등하는 듯 했으나, 21일에 드라기 총재마저 ECB 테이퍼링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2개월새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8월에는 트럼프가 북한에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맞닥드리게 될 것이라며 도발했으며 북한은 괌 포위사격 발언으로 반격하고 나서면서 북핵리스크가 고조됐다. 이때 반짝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가 멕시코 장벽 세우기를 위해서는 셧다운도 불사하겠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였으며,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달러-원환율이 관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9월에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잠깐 북핵리스크 올라가면서 달러가 강세를 띄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2월부터 9월까지는 여러 이벤트 때문에 달러가 1110~1160 사이의 레인지 등락을 반복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10월부터는 기조적으로 달러 하락세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10월 16일에는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달러 약세가 나타났고 11월에는 미국 연준의장 지명 및 국내 경제 호조로 인해 달러-원 환율이 하락했다.

달러 약세가 시장에 자리잡은 후부터는 달러-원 환율 하락재료만 시장이 편식해 반영하기 시작했다.

11월 29일에는 2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1080선이 붕괴했다.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나타냈으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대해 소극적인 반응을 나타내면서 2017년 거래 마지막 날인 12월 28일에 1년 장중 최저치인 1070원과 종가 최저치인 1070.5원을 모두 경신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밀려 내려갔다.


이와 관련해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2015년부터 미국 경기가 다른 나라에 비해 괜찮다는 사실이 부각되어 왔는데 이제는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유로존 등도 완화 정책을 끝내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어 왔던 게 약해지면서 2015년부터 쭉 상승세를 보이던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봤을 땐 트럼프 리스크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위상에 금을 내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면서 “글로벌 경기가 현 상황처럼 좋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달러 약세는 상당기간 유지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다만 “북핵리스크, 트럼프 스캔들,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을 중심으로 한 유럽 경기 상황 등의 강달러 재료가 시장에 여전히 있기 때문에 이런 이벤트가 다시 떠오르면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jwyoon@fnnews.com 윤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