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영국, 해군 강국 부활 '일장춘몽' 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30 10:59

수정 2017.12.30 10:59

영국 해군의 첫 초대형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
영국 해군의 첫 초대형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

영국이 '해군 강국 부활'을 내세우면서 초대형 항공모함 2척을 올해 취역과 진수했다. 하지만 경쟁 군사강국들은 영국의 해군 강국 부활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로시스 조선소에서 배수량 6만5000t 규모인 항공모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를 진수했다. 이에 따라 영국 해군이 초도 함인 '퀸 엘리자베스'와 함께 올해 두 척의 대형 항모를 처음으로 취역과 진수를 하게 됐다.

앞서 영국 해군은 이달 7일 퀸 엘리자베스 함을 공식 취역했다.

2009년 건조를 시작한 이래 8년 만이다.

그러나 이들 함공모함의 추진엔진 체계가 핵이 아닌 디젤엔진 체계로 핵 항모만 운영하는 미국과 프랑스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 항모는 50년 주기로 연료를 재보급하면 돼 식량과 탄약 그리고 승조원 공급이 원활하면 사실상 무한정 작전이 가능하다. 반면 디젤엔진을 단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는 1만 해리(1만8520㎞)마다 재급유를 해야 해 작전능력이 떨어진다.

두 척의 항모 건조에 투입된 예산이 9조 원대에 육박, 애초보다 배나 늘어나는 바람에 항모 방어 등 작전에 필수적인 미사일 구축함과 호위함, 지원함 등 수상함정 수가 부족한 상태로 항모 전단을 구성해야 한다. 미국의 해군 전문매체 네이벌 테크놀로지(NT)는 두 척의 항모가 각각 구축함 네 척과 수 척의 호위함으로 전단을 구성해 작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의 미사일 공격에 피습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퀸 엘리자베스 함은 취역식 직전 시험운항 중에 추진축 가운데 하나가 고장이 나 격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바닷물이 선체 하부로 유입되는 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됐다.

물이 새는 곳은 배의 프로펠러 축을 감싸는 공기주입식 고무 링 부분으로, '축봉 장치(shaft seal)'라 불리는 이곳의 밀폐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영국 국방부는 현재 건조 중인 자매 항모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도 비슷한 결함을 갖고 있는지 조사를 해왔다.


두 척의 항모를 건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함재기를 제외하고 60억파운드(약 8조8000억원)를 넘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